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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 선거 낙선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정 회장은 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한국축구 정책보고회’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번 선거에서 패하긴 했지만 (선거를 통해)아시아 여러 협회장과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향후에 기회가 된다면 한국 축구의 외교력을 복구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자신했다.

정 회장은 지난 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AFC 정기총회에서 개최된 임기 4년의 FIFA 평의회 위원과 AFC 부회장 선거에서 모두 낙선했다. 지난 2017년 무혈입성으로 2년 임기 FIFA 평의회 위원직에 당선됐던 정 회장은 재선에 도전했지만 8명의 후보 중 한 명이 사퇴하면서 7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도 상위 5명 안에 들지 못했다.

다시마 고조(일본), 두 차오카이(중국), 프라풀 파텔(인도), 마리아노 아라네타(필리핀), 사우드 알 모하나디(카타르) 등 5명이 정 회장보다 많은 득표를 얻어 FIFA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평의회 위원직에 올랐다. 아시아 축구에서 변방으로 평가받는 필리핀과 인도가 FIFA 평의회 위원직에 오른 것은 우리 입장에서 더욱 뼈아프다. 정 회장은 아시아 5개 지역에서 한 명씩 뽑는 AFC 부회장직도 몽골 후보와의 표 대결에서 밀리면서 낙선했다.

국제 축구계에서는 정 회장의 연이은 낙선이 AFC 내 주류인 카타르가 아니라 반 카타르 진영에 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위해 반대의 목소리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카타르 대 반 카타르 구도라기 보다는 중동쪽 세력이 장기간 AFC를 독점해왔다. 건전한 방향으로 아시아 축구 발전을 위해서 더 많이 기여를 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아)그런 측면에서 내가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이 낙선의 원인이 됐다. 아시아 축구의 발전을 위해 반대 목소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은 세계 및 아시아 축구계 요직에서 완전히 배제됐다. 국제 축구계에서의 발언권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축구 외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2023년 개최 예정인 AFC 아시안컵과 FIFA 여자월드컵(남북 공동개최)의 유치를 신청했거나 유치 의향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정 회장은 선거 결과가 국제대회 유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시안컵의 경우 중국이 엄청난 마케팅 지원을 약속 받아서 유리한 상황이다. 우리는 저비용으로 대회를 운영할 생각이다. 오랜기간 아시안컵 유치를 못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2023년에는 여자 월드컵도 있다. AFC와는 전혀 상관없는 대회라 우리가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2개 대회를 같은 시기에 하지는 않겠지만 둘 다 유치는 어렵다고 본다. 선택의 문제다. 어느 대회 유치가 유리한가를 보고 고려해야한다”고 밝혔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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