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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이 일을 시작한 뒤 이런 최악의 상황은 처음 겪어봅니다.”

경력 25년의 연예 기획자는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연예계의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혀를 내두르며 이렇게 말했다. 연예계에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감도 표현했다. 그의 걱정대로 최근 연예계 전체가 큰 이미지 타격을 입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발(發) 마약 파문이 ‘승리·정준영 게이트’에 이어 연예계를 다시 한번 강타하고 있다. 연루된 연예인이 한명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흉흉한 ‘소문’이 시중에 돌고 있고 사건의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마약 혐의로 구속된 황하나가 “연예인 지인 A씨의 권유로 마약을 투약하게 됐다”는 진술을 했다.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A씨를 입건해 소환하는 한편, 1년 동안의 통화 내역과 위치 정보 등을 확보하기 위해 통신영장을 신청했다.

황하나는 지난 2015년 5∼6월과 9월 필로폰,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올해 초까지 마약 투약을 계속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날 MBC 뉴스는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올해 황하나 마약 투약은 모두 2~3차례으로, 투약 현장에 A씨가 함께 있었다”고 보도했다. A씨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논란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황하나는 연예계 인맥이 두터웠던 까닭에 ‘연예인 지인’ A 외에 다른 연예인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더욱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예계에 ‘승리게이트’에 버금하는 ‘황하나 게이트’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인 황하나가 화제의 인물이 된 건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그가 앞서 가수 박유천과 열애설이 터졌을 때부터다. 황하나는 지난 2017년 박유천과 약혼했지만, 두 차례 결혼을 연기한 끝에 지난해 5월 결별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황하나는 박유천 외에 친분있는 연예인이 많아 자신의 SNS에 연예인 인맥을 꾸준히 자랑해왔다. 버닝썬 사태로 일파만파 확산된 ‘승리게이트’에 얽힌 씨엔블루 전 멤버 이종현과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도 포함돼 있다. 버닝썬 대표 이문호와도 친분을 표시한 바 있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미국 출신 방송인 로버트 할리에 이어 황하나가 ‘연예계 마약 파문’을 더욱 확산시킬지 예의주시하게 된다.

사실 연예계 마약 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연예계 대마초·마약 사건은 잊을만 하면 불거지며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그러나 최근 승리와 정준영 등이 일으킨 논란의 경험이 이번 황하나 사건 역시 과거의 마약사건들과는 다른, 거대한 게이트가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승리 게이트’ 이후 연예인들이 줄줄이 소환되며 루머에 그칠 줄 알았던 사건이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드러난 것처럼 황하나 역시 벌써부터 경찰 유착 의혹이 제기 되는 등 논란이 이는 가운데 연예인 마약 게이트의 시작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연예 기획사 대표는 “이미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 ‘연예인 리스크’가 너무 큰 시기라는 게 투자자나 기업들의 기본적인 마인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아쉬운 건 연예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급격히 안좋아지고 있단느 점이다. ‘한류’에도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다. 극소수 연예인의 일탈 때문에 다수의 연예인들이 매도를 당해서는 안된다. 물론 연예계도 체계적인 관리·감독 시스템 등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출처 | 황하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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