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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선발 마운드 붕괴와 함께 사면초가에 빠진 롯데는 25일 사직 LG전에서 신인 투수 서준원을 처음으로 선발 등판시키는 등 여전히 대체자 마련에 분주하다.
사실상 ‘갈 때까지 가자’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브룩스 레일리, 제이크 톰슨 두 외국인 투수가 올 시즌 현재까지 겨우 3승을 합작한 가운데 초반 반짝하던 김원중의 구위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급기야 최근 장시환이 허리통증으로 1군 말소된 데 이어 최하늘, 이승헌 등 난세의 영웅을 꿈꾼 신예마저 신통치 않았다. 여전히 하위권 탈출 경쟁을 해야 하는 팀 사정상 대체 선발 자원을 두고 실험만 거듭할 수 없는 처지다. 일본 기술 연수 중인 우완 강속구 투수 윤성빈(20)이 얼마나 달라진 모습으로 복귀하느냐가 현재로선 유일하게 장기 로드맵을 그릴만한 카드다.
2017년 롯데 1차 지명 투수인 윤성빈은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으리라고 여겼지만 지난 3월28일 삼성전 1경기에만 등판, 3.1이닝 3실점한 뒤 자취를 감췄다. 퓨처스리그에서도 6경기 22이닝 동안 3패만을 떠안았고 방어율도 4.50으로 부진했다. 롯데 구단은 윤성빈을 지난 15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이용훈 퓨처스 투수코치, 통역과 대동해 일본 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 연수를 보냈다. 시즌 중에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음에도 이같은 배려를 하는 건 그만큼 롯데 양상문 감독과 코치진이 윤성빈에게 거는 기대를 대변한다.
윤성빈은 현재 지바롯데 잔류군에서 훈련 중이다. 잔류군을 이끄는 건 2000년대 초·중반 지바롯데 에이스로 활약하면서 일본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적이 있는 투수 출신 시미즈 나오유키(43)다. 롯데 구단에 따르면 윤성빈은 오전 캐치볼과 수비훈련, 불펜피칭 혹은 라이브피칭을 소화하고 오후엔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 트레이닝 코치가 윤성빈의 컨디션을 고려한 맞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꾸려 관리하고 있다. 단순히 몸만 만드는 게 아니라 잔류군과 숙소를 사용하면서 젊은 투수들과 기술, 멘탈적인 교감을 나누면서 전환점을 만드는 게 주력하고 있다.
시즌 중 이례적으로 소중한 경험을 하는 윤성빈이나 마음 한구석에 도사리는 불편함이 있다.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팀이 연패를 거듭하고 어느새 순위 경쟁에서 최하위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최근 일부 미디어 인터뷰 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롯데 구단을 통해 “지금 팀에 도움되지 못하는 상황이지 않느냐”며 “일본에서 최대한 집중하고 열심히하겠다. 한국에 들어가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인터뷰하고 싶다”며 무너진 마운드의 활력소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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