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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솔이 17일 서산학생수영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산 | 이지은기자 number23togo@sportsseoul.com

[서산=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제가 원하는 건 ‘제1의 임다솔’입니다.”

유치원 시절 처음 수영모를 쓴 해군의 딸은 이제 한국 수영을 끌어갈 ‘다크호스’로 성장했다. 임다솔(21·아산시청)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주목하는 새 얼굴이다. 지난달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에 출전해 배영 100m(1분00초44)와 200m(2분09초49) 한국기록을 경신했고 이달 열린 동아전국수영대회에서는 배영 100m(1분00초16) 기록을 0.28초 더 단축했다. 불과 3주 사이 한국기록을 연거푸 갈아치우는 기세에 광주에서도 함박웃음이다. 대회 흥행을 이끌 스타가 없는 현실 속에서 ‘제2의 박태환’이 등장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임다솔의 반응은 솔직했다. “아직 난 그렇게 큰 기대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기대하면 자신에게 독이 될 뿐”이라면서도 “솔직히 욕심은 나는 자리다. 한국의 수영 선수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며 더 큰 꿈을 말했다. ‘제2의 박태환’이라는 수식어가 필요 없는 선수로 크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예전에는 내가 국제무대에서 메달을 딸 수 있으리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다. 지금은 마음을 완전히 고쳐먹었다. 노력을 통해 성과를 얻으니 점점 욕심이 생긴다”며 “내년 도쿄올림픽도 먼 얘기가 아니지만 원래부터 목표는 광주대회였다. 광주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도쿄와 더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변화의 계기였다. 당시 메달을 목표로 참가했지만 하나도 목에 걸지 못했다. 특히 기대했던 혼계영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된 게 뼈아팠다. 첫 번째 주자가 바로 임다솔이었다. 게다가 한솥밥을 먹던 이주호는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남자 배영 100m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임다솔은 “대회에 나가기 직전 한 달 반을 함께 훈련했던 선수다. 다른 선수들이 메달을 딴 것 보다 훨씬 자극받았다. 나도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돌이켰다. 이제 한참 노는 게 신날 나이지만 휴식일에는 거의 집을 지킨다. “선수로 생활할 동안은 몸 관리를 하자”는 신조 아래 술도 입에 대지 않는다. 임다솔을 어린 시절부터 가르쳐온 황혜경 코치 역시 “운동에 임하는 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광주에서 일을 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임다솔은 “낼 수 있다”고 즉답했다. “너무 하고 싶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이 돼 보고싶다. 배영 200m에서만큼은 메달권에 드는 게 목표”라는 목소리는 간절했다. 이를 위해 남은 기간 체력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만약 달성한다면 한국 여자 배영 최초의 기록이다. 그는 “광주 대회는 ‘남의 나라 잔치’라는 말이 나오는 게 속상하다. 홈그라운드인 만큼 한국 선수들이 임하는 자세는 남다르다. 국민이 더 기대해주시면 선수들은 더 노력할 수밖에 없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테니 지켜봐달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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