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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백호’의 공백은 ‘용호’가 메운다.
핵심 타자 강백호가 불의의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만 하더라도 KT의 전망은 어두워보였다. 하지만 대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KT는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창단 후 가장 뛰어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질 것 같지 않은’ KT의 상승세는 강백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게 훌륭하게 자리를 메워준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 중심에는 조용호가 있다.
2014년 SK 육성선수 출신 조용호는 2017년 입단 계약을 맺고 프로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엔 무상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백업 선수였지만 적재적소에 투입돼 알짜배기 역할을 했고, 강백호가 부상 이탈한 후에는 3번 타자로 나서며 자신의 진가를 비로소 발휘하는 중이다.
장타력을 겸비한 강백호와 빠른 발이 장점인 조용호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따라서 경기에서 쓰임새도 다를 수 밖에 없다. KT 이강철 감독이 강백호의 대안으로 조용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전 야구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장타력을 겸비한 (강)백호가 빠졌지만 다른 베테랑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또한 작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경기에서 대부분 졌다. 용호는 빠른 선수다.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 3번 타순에서 경기에 나서지만 1번 같은 선수”라며 조용호를 중용하는 이유를 공개했다.
조용호의 투입으로 KT는 경기 중 빠른 발을 활용한 작전을 더 용이하게 펼칠 수 있게 됐다. 공격 패턴이 다양화 된 것. 이 감독은 “8번 타순부터 발빠른 선수를 연달아 나오게 해 상대를 흔들 수 있다. 작전을 펼치는 데 있어 훨씬 여유가 생겼다”며 조용호의 투입으로 인한 긍정 효과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조용호를 ‘실전형 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연습과 실전이 완전 다른 선수다. 연습하는 것만 봐선 꽝인데 실전에 나가면 너무 잘해준다”며 웃었다. 타석에서 조용호가 보여주는 침착한 모습도 이 감독을 흐뭇하게 만든다. 이 감독은 “상대팀 투수에겐 까다로운 타자다. 과거엔 원바운드로 오는 공에 배트가 잘 나갔는데 지금은 잘 참는다”고 말했다. 어릴 적 실패했던 경험을 발판삼아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조용호의 활약으로 이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백호가 돌아오면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고민”이라며 웃었다. 강백호의 공백으로 생겼던 걱정은 어느새 싹 사라졌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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