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노태영 기자]현대중공업이 노조에 90억원대 소송을 제기한다.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 저지 과정에서 주총장을 점거하고 생산을 방해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23일 현대중에 따르면 자체 추산한 손실액 92억원 중 우선 30억원에 대해 노조 측을 상대로 이날 울산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노조가 올해 5월 27일부터 주총 당일인 31일까지 닷새간 주총 장소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수영장과 음식점 등 영업을 방해하고 극장 기물을 파손하는 등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분할 저지 파업을 벌이면서 물류 이송을 막거나 생산을 방해해 차질이 발생했다고 봤다.

입증 자료를 확보한 30억원에 대해 우선 소송을 제기하고, 나머지 자료를 확보하는 데로 추가 소송할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노조 측 재산 이동이나 사용 등을 방지하기 위해 노조와 간부 조합원 10명을 상대로 예금 채권과 부동산 등 30억원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은 받아들였다. 울산지법은 이와 별도로 주총 방해 행위를 금지한 법원 결정을 어긴 노조에 대해 1억5000만원 지급 결정을 내렸다.

현대중 관계자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이번 소송에 대해 ‘노동 탄압’이라고 맞섰다. 회사가 위법 여부와 피해가 확실하지도 않은 주총장 점거, 생산 방해 등을 내세워 소송을 노조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회사가 90억원대 소송을 제기하면서 두 달여 만에 재개된 임금협상 교섭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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