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근PD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기존과 다른 개그를 선보이겠다.”

‘2주 결방’이라는 극약조치를 취한 KBS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배수의 진을 치고 돌아왔다.

개콘 측은 31일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리허설 현장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개콘 박형근 프로듀서는 “개콘이 20년간 이어지며 웃음의 형태와 코드가 바뀌었다. 시청자가 식상함을 느끼는 포맷에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공개코미디 패턴에서 벗어나 VCR을 활용한다든지, 일대일 배틀개그를 펼친다든지, 기존과 다른 개그 패턴과 호흡, 코드를 선보이려 한다. 개편은 1~2개월 동안 계속 이어진다. 달라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콘은 세월호 참사 당시 5주 결방을 한 것 외엔 20년 동안 결방한 적이 없다. 이번 결방이 얼마나 절박한 각오에서 나왔는지 엿볼 수 있다. 개콘은 다음달 11일 방송을 재개한다. 2주 결방 기간 동안 기존 코너 구성을 탈피 새로운 시도를 모색 중이다. 일부 코너는 기존 공개 코미디 방식인 스튜디오 녹화 대신 야외 촬영을 준비 중이다. 개콘 첫방송부터 함께한 이태선 밴드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도 큰 변화다.

박PD는 “다른 형태의 웃음 코드를 지닌 새 코너 20~30개를 준비 중”이라며 “2개월 개편 기간 동안 출연자들이 MC역할ㅇㄹ 하며 새 코너의 웃음 포인트를 친절하게 설명해주게 된다. 매주 테마가 바뀐다 전체를 꿰뚫는 스토리와 주제에 맞는 포맷 변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레전드 개그맨들이 두달 동안 순차적으로 컴백하고, 개편 첫회부터 이슈가 되는 유명인들이 나와 개그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개콘에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있었던 ‘시사·풍자성’도 강화된다. 박PD는 “사실 어려운 부분이다. 조금만 하면 수박 겉핥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깊게 들어가면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틀을 깨보고 싶어서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부터 20년 동안 수많은 코너를 통해 일요일 저녁 온 가족을 TV 앞에 모이게 했던 개콘이지만 최근 몇년간 ‘식상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개콘 특유의 ‘공개 코미디’가 유통기한을 다했다는 냉혹한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이번 ‘2주 결방’이라는 선택이 대중의 이목을 1끌 절호의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PD는 “개콘이 없어지면 지상파 코미디가 사라진다. 개콘과 공개 코미디 형식이 식상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그렇다고 프로그램을 없애는 건 다른 문제다. 광고판매율이 떨어지고, 시청률이 떨어지면 존재가치가 사라지는 건가? 예전만큼 인기가 없다면 없애야 하나? 그건 다른 문제 같다. 수익률이 떨어져 없애야 한다는 건 상업 논리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박형근 프로듀서. 사진 |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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