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맛

[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연애 예능이 범람하면서 식상하다는 지적이 끊이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대중의 시험대에 섰다. 지난주 TV조선 ‘연애의 맛’이 시즌2로 종영했고, tvN ‘노래에 반하다’가 첫 출격했다.

지난해 이필모, 김종민, 김정훈, 구준엽을 내세운 ‘연애의 맛’ 시즌1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모두 잡으며 TV조선의 효자 프로그램이 됐다. 개국 이래 예능 역대 최고 시청률인 5.927%(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한 것. 진심으로 사랑이 오길 바라는 남자 연예인들이 여성 출연자를 대하는 태도, 감정이 커지며 관계가 진전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도 절로 그들의 만남을 응원하게 했다. 그만큼 짜여진 무언가가 내포된 것 같은 여타의 연애 예능과 달리, 리얼리티가 진해 진정성 있게 다가간 것. 특히 이필모, 서수연이 실제 커플으로 발전하고 부부의 연까지 맺으면서 흥행을 이어갔다.

지난 5월에 돌아온 시즌2도 오창석-이채은 커플이 탄생하며 화제성을 견인, 건재함을 이어갔다. 첫 소개팅을 실패한 천명훈은 두 번째 소개팅에서는 더욱 신중하고 진중한 태도로 임하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받기도. 하지만 호평만 이어졌던 건 아니다. 시즌1에 이어 등장한 고주원-김보미는 이번에도 결실이 맺어지지 않았고 이재황-유다솜은 출연한지 얼마 안 됐지만 퇴장하면서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제작진은 출연자와 사전에 충분한 대화로 출연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김정훈의 경우 ‘연애의 맛’ 촬영 당시 다른 여성과 교제했던 정황이 드러났고, 사생활 논란으로 불명예스럽게 하차한 출연자도 있어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은 부분도 있다. 이처럼 명암을 가진 ‘연애의 맛’이지만 연애 예능 성공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제 ‘연애의 맛’은 오는 10월 시즌3로 컴백할 때까지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19일 ‘연애의 맛’이 막을 내리자, 음악과 연애를 더한 신선한 포맷인 ‘노래에 반하다’가 20일 출격했다. 출연자들은 목소리로만 교감하고, 서로의 모습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확인할 수 있는 것. 거듭된 듀엣 무대를 통해 최고의 커플을 가린다. 거듭된 듀엣 무대를 통해 최고의 커플을 가린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도 출연자들은 벽을 사이에 두고 대화만으로 서로를 알아가 묘한 설렘을 안겼다. ‘노래에 반하다’는 2년 전에 만들어진 포맷으로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선보이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거미, 윤상, 성시경은 출연자들의 노래와 케미를 평가하는 하트메이커로 활약하고 MC는 규현이 맡는다.

지난 20일 방송된 첫 회에서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출연자들이 등장했다. 출연자들의 노래 실력이 고르진 않는다는 점 또한 흥미를 높였다. 노래 실력이 출중한 출연자가 있는 반면, 부족하지만 진심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출연자도 있었다. 이 간극에서 오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트메이커들은 출연자의 노래 실력 뿐만이 아니라, 상대를 향한 마음이 어떤지 관통하기 위해 더 진중하게 귀를 귀울였다. 네 커플이 매칭되며 마무리된 첫방송 시청률은 1.5%(닐슨코리아 기준)로 저조했지만, 시청자들은 덩달아 설렜다는 반응과 함께 참신했다는 평을 보냈다.

올해만 해도 tvN ‘작업실’, MBC ‘호구의 연애’, KBS ‘썸바이벌 1+1’ 등 여러 연애 예능이 전파를 탔지만 대부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우후죽순 나온 연애 예능 속 유독 ‘연애의 맛’이 또 빛을 발한 건 진정성이었던 바. 이 결핍이 흥미 유발을 떨어뜨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9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노래에 반하다’ 박주미 PD는 “노래는 거짓말 못한다. 진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라고 밝혔다. 이 공언이 시청자들에게 닿아야 ‘노래에 반하다’도 스쳐지나가는 게 아닌, 뚜렷한 발자취를 남길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박 PD는 “출연자 선정에 3개월이 걸렸고 심층 면접을 4차까지 진행했다”라며 꾸준히 일어났던 일반인 출연자들의 논란을 의식, 철저한 검증 과정을 밝혀 완성도를 기대하게 했다. 참신한 포맷에 진정성으로 연애 예능 출사표를 던진 ‘노래에 반하다’. 생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 | TV조선, tvN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