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국집인 공화춘 자리에 있는 인천 차이나타운 짜장면 박물관. 제공|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100년 전통의 중국음식점 ‘공화춘’의 상표권을 놓고 창업주 일가와 현 대표 간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외식업계 원조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왕씨는 이씨가 2004년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공화춘을 개업했으면서 ‘원조’ ‘100년 역사’ ‘국내 1호’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며 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씨는 금전적 이득을 취할 목적이 없다는 취지에서 이씨를 상대로 1000원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원조 공화춘은 1905년부터 3대에 걸쳐 운영되다 1983년 경영난으로 폐업했다. 이후 약 20년이 지난 2002년 이씨가 새로 상표등록을 했고, 2004년부터 구 공화춘 건물 옆에서 신 공화춘을 운영 중이다. 구 공화춘 건물은 현재 자장면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외식업계의 원조 논란은 줄곧 있어 왔다. 한때 국내 1위 만두 업체 취영루의 상표권을 보유했던 해태제과는 취영루의 전 소유자인 박성수와 김창구 간의 법적 분쟁으로 인해 상표권을 사용하지 못했다.

박성수와 김창구 사이에 벌어진 소송결과로 김창구와 해태제과의 상표권 이전 자체가 무효화 되면서 해태제과는 김창구를 대상으로 상표권 이전 계약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승소했다.

또한 전 소유자인 박성수가 해태제과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다만 아직까지 박성수와 김창구 사이에 진행되는 법적분쟁이 최종적으로 끝나지 않아 박성수가 취영루 상표권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스몰비어(간단한 맥주를 즐기는 호프집) 업계 대표주자 봉구비어도 벤치마킹을 넘어선 유사한 상표, 메뉴, 인테리어로 인해 법적 공방을 벌인 적 있다. 그 대상은 봉쥬비어, 용구비어, 상구비어로 이름이 매우 비슷하며 기본 메뉴 또한 같았다. 인테리어도 유사한 탓에 손님들이 봉구비어로 착각해 이들 업체에 들어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과거 맥주 프랜차이즈로 명성을 날린 쪼끼쪼끼도 쭈기쭈끼, 조끼쪼끼, 쭈끼쪼끼 등 비슷한 상표와 간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탓에 피해를 막심하게 입고 소송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경쟁력을 잃은 봉구비어와 쪼끼쪼끼 가맹점주들이 폐업의 고배를 마셨고 본사에도 큰 타격을 줬다.

전문가들은 외식업계 원조 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선 상표 등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상표 등록을 하면 부정경쟁방지법 등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지만 소규모 영세업자의 경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상표 등록은 변리사무소에서 맡기면 몇 십만원에 해결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화춘 건과 관련해 “현 대표가 원조 등의 표현으로 기망을 한 것이 사실일지라도 그것이 소비자들이 짜장면을 사먹은 원인이 됐느냐를 입증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손해배상의 경우도 원고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가지려면 선조로부터 영업권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대표의 표현이 부정경쟁이 될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 청구보다 해당 문구에 대한 사용금지 소송이 맞아 보인다”고 귀띔했다.

한편 산업부는 피해를 막기 위해 ‘가맹사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지난 4월 30일 공포·시행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 침해실태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가맹사업의 지식재산권(상표권·특허권 등)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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