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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1차전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출전이 어려운 김상수가 가수동생 김상우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유격수는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으로 불린다. 포수가 투수를 포함한 모든 야수들을 총괄한다면, 유격수는 내외야 야수들의 움직임을 관장하기 때문이다. 벤치에서 수비 작전 사인이 나오면 유격수가 받아 다른 야수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각 팀이 뛰어난 유격수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LG 오지환의 부상이 단순한 공백 이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LG 류중일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인 2013년 주전 유격수 김상수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른 경험이 있다. 당시 삼성 주전 유격수였던 김상수는 9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파울타구를 만드는 과정에 왼 손바닥 골절상을 당했다. 배트를 돌리다 뼈가 부러지는 흔치 않은 부상으로 가을야구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내야수 육성에 공을 들였던 류 감독은 정병곤과 정현을 김상수의 대체자로 활용했고 1승 3패로 열세에 몰렸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박한이의 맹활약으로 기사회생한 뒤 대구 홈에서 치른 6차전에서 채태인의 활약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끝판왕’ 오승환을 포함한 강력한 불펜과 박한이 최형우 채태인 이승엽 등으로 꾸린 좌타라인 등 공격력의 힘으로 우승을 따냈지만, 시리즈 내내 김상수의 공백이 느껴졌다.

강정호
피츠버그 시절 강정호.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국내 최고 유격수로 꼽히던 강정호도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에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경험을 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 입단한 2015년 9월 18일, 3루수로 뛰던 강정호가 공교롭게도 유격수로 선발출장 한 날 1회초 수비에서 더블플레이를 하다 시카고 컶의 크리스 코글란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강한 충돌 탓에 왼쪽 정강이뼈가 골절됐고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이 해 피츠버그가 디비전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지만, 강정호는 유니폼 대신 휠채어를 타고 PNC파크를 찾아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강정호의 부상은 미국에서도 화제가 돼 2016년 이른바 ‘강정호룰’로 불리는 2루 충돌방지 규정을 만드는 도화선이 됐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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