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일전을 위해 출국하는 축구대표팀[포토]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위해 출국하는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 벤투감독이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함께 결의를 다지는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인천국제공항=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벤투호’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김일성경기장에 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평양원정 중간 기착지인 중국 베이징으로 향했다. 대표팀은 베이징에서 하루를 묵은 뒤 14일 오후 평양으로 향한다. 한국과 북한은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3차전 맞대결을 벌인다. 평양원정이라는 낯선 경험을 앞둔 태극전사들은 밝은 표정으로 출국 인사를 전하며 승점 3점을 따오겠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

◇평양원정의 결의, 앤섬 자켓에 새겨진 태극기

평양원정을 나서는 축구대표팀 가슴엔 태극기가 넘실거렸다. 대표팀 유니폼의 경우 옷깃이나 목 뒤 부분에 태극마크나 태극기를 부착하는 것은 꽤 오래됐다. 하지만 이동시나 경기 당일 선수단 입장시 착용하는 앤섬 자켓에 태극기가 부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날 처음으로 공개된 새로운 디자인의 앤섬 자켓은 평양원정을 떠나는 선수 25명과 30명의 임원 등 55명의 선수단에게 모두 지급됐다. 이번 앤섬 자켓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작품이다. 정 회장은 29년 만에 평양원정을 앞두고 방북하는 선수단이 같은 복장을 착용해서 통일성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다. 그러면서 태극기 등 자켓 디자인과 관련한 조언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 가슴에는 대한축구협회 엠블럼 아래 태극기가 부착됐고, 비어있던 등에는 대한민국(KOREA REP)의 영문명이 새겨졌다. 이 날 파울루 벤투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전원은 태극기가 가슴에 부착된 앤섬 자켓을 입고 인천국제공항에 등장했다. 정 회장도 정장 차림이 아니라 앤섬 자켓을 입고 함께했다. 평양원정 시작점부터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의지를 표현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번 원정에서는 이동시에 앤섬자켓을 계속해서 착용할 예정이다. 하나의 팀이라는 인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평양행\' 축구대표팀 선수들 [포토]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위해 출국하는 축구국가대표팀 김민재 등 선수들이 티케팅을 위해 공항청사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인천공항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각종 변수가 도사리고 있지만 흔들림 없는 벤투호

벤투 감독은 출국에 앞서 “느낌은 좋다. 선수단 분위기도 괜찮고, 훈련도 잘 해왔다. 더욱이 선수단에 부상자가 없다. 훈련이 한 차례 남았는데 북한 가서 공식 훈련 잘 마무리해서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벤투 감독은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평양원정이지만 제어 가능한 변수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피력해왔다. 경기에만 집중할 뿐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 변수에는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뜻도 밝혀왔다. 선수들은 경기가 열리는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를 의식해 인조잔디용 축구화를 별도로 준비했다. 공식 훈련시간에 잔디를 직접 밟아본 뒤 편한 축구화를 선택해서 실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모두가 평양원정에 대해 낯설고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정작 벤투 감독은 여느 원정과 다르지 않게 준비를 했다. 그는 “북한도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방식으로 분석을 진행했고, 특별한 건 없다.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잘 선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주장 김영권도 “나뿐만 아니라 북한에 처음 가는 친구들이 대다수다. 거기서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몰라도 그것도 받아들여야하는 문제다. 승점 3점을 따서 조 1위로 가는 것이 목표다. 꼭 승점 3점을 따내겠다”고 힘주어말했다.

◇빠르고 날카로운 북한, 평양원정의 승부처는 역습 차단

벤투호는 지난 10일 스리랑카와의 월드컵 2차예선 2차전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북한 전력 분석에 돌입했다. 최근 A매치 영상을 통해 분석한 북한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북한을 분석한 감독과 선수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북한의 날카로운 역습을 잘 대비해야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벤투 감독은 “북한은 분석을 통해 상당히 거칠고 과감한 팀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역습이 빠르고 날카로운 걸 확인했다. 강점도 있지만 공략할 틈도 있기 때문에 남은 훈련을 통해 잘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수비수 김영권도 “역습 대비를 많이 했고, 공격시 수비수들의 반응이라든지 상대 카운터 어택에 대한 대비를 많이 했다. 역습을 통해 실점하지 않도록 잘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김영권은 북한 대표팀의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 소속 공격수 한광성을 경계대상 1호로 꼽았다. 그는 “공격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다 빠르다. 한광성이 가장 눈에 띠었다. 빠르고 드리블 또한 탁월한 면이 있다. 개인적으로 잘 준비해야한다”고 다짐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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