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7%에 불과한데도 빌린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아져

-“포용적 금융 기조에 맞게 과감히 해결해 줘야”

[스포츠서울 유경아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가 청년들을 ‘신용불량’ 상태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인당 122만원의 빚을 회수하기 위해 소송까지 불사하면서 채권 소멸시효를 매년 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빚이 쌓이면서 대출 금리가 6~7% 수준임에도 빌린 원금보다 이자가 많아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상황에서 금융 공공기관조차 시중은행 수준의 이자를 취하기 위해 청년들을 몰아세우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이 주금공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주금공의 학자금 대출 잔액은 1833억원으로, 건수는 15만411건이다. 1인당 평균 122만원의 빚이 남아있는 것이다. 평균 회수율은 97%로, 전체 대출금의 2.3%가 여전히 추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금공을 통해 이뤄진 금리 6~7%대의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상반기 기준 14%로,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이들은 1만명에 달한다. 당초 주금공은 학자금 대출 대상자가 늘고 대출금리 인하를 위해 정부 보증방식으로 2005년 2학기부터 2009년 1학기까지 학자금 대출을 취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채권시장에 학자금대출증권(SLBS)을 발행해 학자금 대출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현재 2%대인 한국장학재단 대출 금리에 비해 이자가 월등히 높다는 점에서 주금공이 아직 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들의 부담을 덜어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금공은 매년 소송을 통해 채권 소멸 시효를 연장하고 있다. 민법상 5년 이상된 채권에 대해서는 갚을 의무가 없어지는 소멸 시효가 발생한다. 그러나 주금공이 소송을 통해 소멸시효를 1차 연장한 채권들의 경우 이미 이자(122억원)가 원금 116억원을 초과했다. 당국은 현재 채권 소멸시효를 관행적으로 연장해 온 금융사들이 원칙적으로 채권 소멸시효를 연장하지 못하도록 관련 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대출잔액의 연체율도 늘어나는 추세다.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2014년 7.00%에서 2015년 들어 10.86%로 뛰었다. 연체율은 매년 늘어나 지난해 11.83%, 지난 6월 말 13.54%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제 의원은 “채무자가 오랜 기간 7%대의 이자를 전부 갚는데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현재 남아있는 것은 그만큼 불량한 채권일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주금공이 이 같은 소액채무를 탕감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출취급을 위해 발행한 SLBS에 투자한 투자자들 때문으로 풀이된다. SLBS에 투자한 투자자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 의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법에 따라 주택금융공사가 투자자에게 보장된 원금과 이자를 적기에 지급해 투자자가 직접적으로 손실을 입을 금액은 없다”면서 “주금공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약 30억원의 채권을 소각한 바 있으며, 28억원의 채무조정을 해준 바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은 대출 1883억원을 감면해 주면 주금공과 장학재단이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라면서 “포용적 금융이라는 현 정부 기조에 맞게 이미 원금을 초과하는 이자를 낸 청년들의 새출발을 위해서 주금공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경아기자 yook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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