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_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제공 l 청와대

[스포츠서울 김태헌 기자] 계속되는 경제위기 우려에 문재인 대통령이 재계와 스킨십을 늘리며 ‘기업 프렌들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문 대통령은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미래차 시대에 우리는 기술 선도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며 “현대차의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 100만 대 돌파는 이곳 연구원들의 공이 크며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에 대통령 전용차인 수소차 ‘넥쏘’를 타고 왔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의 수소차에 그간 큰 애정을 보였다. 취임 이후 행사장 등에서 수소차를 지금까지 4차례 탑승했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수소차 충전소의 도심 설치도 지원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넥쏘를 시승한 뒤 “현대의 수소차는 제가 홍보모델이 된 것 같다”며 친근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자율주행 기능이 추가된 넥쏘 수소차에 탑승했고, 올해 6월에는 수소버스 제막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 뿐만 아니라 재계 1위인 삼성과의 스킨십도 늘려나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개최된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해 “국민들께 좋은 소식을 전해주신 이재용 삼성 부회장께 감사드린다”며 삼성의 과감한 투자에 고마움을 전했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인도에서 첫 만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9차례 만남을 이어갔고, 삼성 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방문 당시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 올해 4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것에 이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4일에는 경제단체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청와대에서 간담회가 있었지만, 당시는 기업인들과 경제단체장들이 함께 모인 자리로 문재인 정부 들어 경제단체장들만 청와대로 초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단체장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52시간 근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문 대통령은 “정부도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으니 조만간 의견을 구하겠다”는 양보의 메시지를 내놨다. 이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이달 중 정부차원의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중견·중소 기업은 52시간제 근무 보완책으로 ‘계도기간 부여’ 등 시행 유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 역시 재계의 의견을 고려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2.9%만 인상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문 대통령과 정부의 과감한 경제행보와 ‘양보’가 실질적인 정책 효과로 나타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에서 ‘삼성에 늘 감사드린다’고 말한 대목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무에 대해 재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에 대한 감사 인사 등을 통해 경제계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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