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환상을 버리고 가벼운 몸으로 현지화에 집중해야 한다.” “진공상태는 없다. 현지 금융 소비자의 품을 파고 들 틈새 서비스로 승부 걸어야 한다.”
한류 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국내에서 쓰던 방식을 버리고 급변하는 현지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류타임즈는 29일 서울 영등포 본사에서 서병호 금융연구원 아세안금융연구센터장과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병기 파운트투자자문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열어 ‘한류 금융 3.0 시대’의 과제를 짚어보고 전망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피할 수 없는 대세라는 점에 공감했다. 한정되고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 규제로 인한 여러 어려움 등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게 하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서병호 센터장은 “금융 시장의 미개척지로 꼽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국내 금융사의 주요 공략처로 꼽힌다”면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 분위기 속에서 관련 리스크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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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내실에 대해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에 따라 이를 지원하는 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로 해외로 나가 경쟁을 통해 시장에 안착하는 규모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성과와 내실 모두 여전히 부족하다는 얘기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성공을 위해서 우선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대형 금융사는 물론 핀테크 기업 등이 이 시장에 도전하면서 해당 시장의 특성에 따른 수요와 이에 부응하는 서비스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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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길 대표는 “해외로 진출하면 해당 서비스의 ‘진공상태’ 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어떤 시장을 가더라도 유사한 무엇인가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공은 역량을 확보한 다음 몇년간 현지에서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규모와 서비스로 해외 업체와 경쟁하기보다는 전략의 방향을 다르게 고민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은 현지 금융사는 물론이고 글로벌 금융사의 진출이 활발한 상황이다. 금융 서비스의 특성상 기업에 대한 신뢰가 선택의 중요한 잣대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금융사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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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안 교수는 알리바바 등을 예로 들면서 “현지 금융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틈새 분야의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이를 플랫폼화 시켜야 장기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한류 금융’이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지화라는 것이 단지 현지에 지점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통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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