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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장정석(46)감독의 재계약은 거의 확실시 됐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 최고 경영진의 생각은 달랐다. SK 손혁(46) 코치가 키움의 차기 지휘봉을 잡게 됐다. 구단내 실무진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고 손혁 감독이 낙점 받았다.
준우승 감독의 낙마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분위기 쇄신이다. 최근 키움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곧바로 이장석 전 대표의 옥중경영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신임대표는 이전 대표의 색채를 지우는게 구단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장정석 전 감독은 이장석 전 대표와의 친분여부를 떠나 구 체제에서 발탁된 인물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판단이 엇갈린다. 허민 이사회 의장은 야구단 매입에 관심이 있다. 여전히 히어로즈 구단의 대주주는 이장석 전 대표다. 재미교포 홍성은 회장과 지분 40%를 놓고 다투고 있다. 허민 의장 입장에서 구단이 훼손되고 그 가치가 낮아져야 매입이 쉽다. 굳이 구체제 인사를 배제할 필요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해 히어로즈 구단 상황에 정통한 모 인사는 “먼 훗날의 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허민 의장은 제대로 가치를 주고 구단을 인수할 사람이다.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려고 모의하진 않을거다. 정당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수긍할거다”라고 주장했다.
준우승 감독이 낙마한 두번째 추정 사유는 선수단 불화설이다. 정 전 감독이 구단의 중심 선수들과 척을 졌다는 것. 구단 내부사정에 정통한 또다른 인사는 “베테랑 선수들이 감독의 지시를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러면서 사이가 틀어졌다”라고 언급했다. 감독의 타순 조정이나 2군행에 선수들이 불만을 가졌다는 의미다. 더구나 그 지시가 감독 뜻이 아닌 옥중지시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오해는 오해를 부른다. 이장석 전 대표의 접견은 한달 6회로 제한되어 있다. 1회 면담은 15분이다. 수감중인 방에 텔레비전이 있지만 야구시청은 불가하다.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전 대표가 야구에 대한 세밀한 지시를 내리기 어렵다.
그리고 장 감독은 1년차엔 초보감독으로 선수들과의 소통이 부족했지만, 그후 선수들과의 호흡은 매우 매끄러웠다고 알려져 있다. 장 감독이 2년차부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성적을 낸 배경이다.
그럼에도 히어로즈의 하송 신임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내부잡음을 최소화 하기 위해 준우승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구단이 매정하게 보인다는 여론까지 감내하기로 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히어로즈 최고위 관계자는 “내부 정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대로 갈 수도 있지만 교통 정리가 필요했다. 이전 대표에 대한 이야기와 팀내 불화설 여부는 어떻게 답하든 오해를 부를 수 있다. 복합적으로 고민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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