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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대전이 성사됐다. 2년 만에 강등 위기에 몰린 경남과 승격 3수째인 부산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경남은 지난달 30일 인천과의 K리그1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겨 11위를 확정지었다. 경남은 장신 공격수 말컹을 앞세워 지난 2년간 프로축구에 돌풍을 일으켰다. 2017년 2부 정상에 오르더니 지난해엔 1부에서 전북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26골을 뽑아내던 말컹이 빠진 경남은 ‘이빨 빠진 호랑이’나 다름없었다. 이번 시즌 개막 직전 말컹이 거액을 받고 중국 허베이로 이적하면서 경남은 흔들렸다. 시즌 초반 반짝한 이후 중·하위권을 멤돌더니 결국 강등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떨어졌다.
2015시즌 승강 PO를 통해 기업구단 사상 처음으로 2부 강등된 부산은 2017년부터 1부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올해도 광주에 다이렉트 승격을 내준 뒤 2위를 차지, 3년 연속 승강 PO에 가는 운명을 맞았다. 지난달 30일 안양과 K리그2 PO에서 호물로의 결승포를 잘 지켜 1-0으로 이기고 경남과 붙는다. 부산은 지난달 A매치 휴식기를 이용해 7박8일간 남해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선수들간 조직력을 다지며 내년 승격 다짐을 했다.
두 팀은 오는 5일(부산)과 8일(창원) 승강PO 1~2차전을 통해 2020년 한 장 남은 1부 참가 티켓 주인공을 가린다. 승강PO 특성상 1차전 중요성이 크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2차전을 맞게되면 되면 뜻대로 경기를 풀어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덕제 부산 감독은 수원FC 감독 시절이던 지난 2015년 승강PO에서 부산을 누르고 승격을 맛 본 적이 있다. 이제 당시의 적이던 부산의 1부행을 책임지게 됐다. 조 감독은 안양전 뒤 “1차전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홈에서 어떤 경기를 할지 구상했다”라며 “지난해와 마음가짐이 다르고 감독도 바뀐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3번 실패는 없다는 얘기다.
경남에도 산전수전 다 겪은 김종부 감독의 용병술이 힘이다. 2016년 경남 부임 순간부터 매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왔던 김 감독이 새 도전하게 됐다. 김 감독은 인천전 뒤 “선수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뛰어주길 바란다”며 “(승강PO에)여러가지를 준비하겠다. 경남이 잘할 수 있고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전에서 선발 명단에 빠졌다가 전반 36분 만에 투입된 장신 공격수 우로스 제리치가 부산전에선 주전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여기에 김승준 김효기 쿠니모토 등이 있어 화력 만큼은 부산과 겨룰 만 하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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