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현빈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북에서 온 캐릭터들이 대중 앞에 꾸준히 서고 있다.

최근 안방과 스크린을 통틀어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좋은 흥행 성적을 내는 작품에는 북한 출신 캐릭터가 주요 인물로 나선다는 공통점이 있다.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는 영화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의 이병헌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tvN 토일극 ‘사랑의 불시착’ 현빈이 그 주인공이다. 동시기 영화와 드라마를 대표하는 두 작품에서 톱 배우들이 북한 출신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백두산’에서 이병헌은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작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북한 요원 리준평 역을 맡았다. 능청스러워 보이는 겉모습과 함께 알 수 없는 내면을 지닌 리준평 역을 맡아 긴장감은 물론, 박진감 넘치는 액션 그리고 조인창 역 하정우와의 브로맨스까지 선보이며 이병헌의 힘을 증명한 작품이었다. 그 결과 박스오피스 1위 수성은 물론, 개봉 한 달이 다 돼가는 현재까지 꾸준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현빈 역시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엘리트 장교 리정혁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 무심한 모습이지만, 따뜻한 내면을 지닌 리정혁의 모습을 연기하며 손예진과의 로맨스로 안방극장의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현빈은 영화 ‘공조’(김성훈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 군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병헌과 현빈 모두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 만큼 북한 출신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다. 어색하지 않은 북한 사투리는 물론 과하지 않은 연기를 통해 대중에게 이질감이 적은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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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두산’ 이병헌(위), tvN ‘사랑의 불시착’ 현빈.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tvN 제공

그러나 북한 출신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는 작품에 대해 관심 만큼 우려도 크다. 일각에서는 최근 실제 남북 관계가 찬 바람이 불고 있는데 북한 출신 캐릭터가 멋있고, 정의로운 모습으로만 조명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 대부분 북한 출신 캐릭터가 사건의 키를 쥐고, 순수함 속에서 활약을 펼친다는 점에 대해 ‘미화 논란’도 있다. 한 예로 ‘사랑의 불시착’ 측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실제와 달리 비현실적으로 그려졌다는 것에 대해 철저한 자료 조사와 충분한 취재를 마쳤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논란 속에서도 ‘남북’의 이야기는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의 소재다. 영화 ‘쉬리’(강제규 감독)부터 ‘공동경비구역 JSA’(박찬욱 감독)까지 꾸준히 남북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북한 소재는 현실 상황 속에서 극적인 갈등을 빚을 수 있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끈끈한 우정, 사랑까지 인간적인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드라마틱한 소재다. 공개 시기에 있어 외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인 소재”라고 말했다.

새해에도 ‘북에서 온 그대’들의 모습이 대중과 만날 전망이다. 배우 정우성, 곽도원이 주연을 맡은 ‘강철비2’로 알려졌던 영화 ‘정상회담’(양우석 감독)부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이 호흡을 맞추고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화제가 된 ‘모가디슈’ 등이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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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김도훈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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