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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이지훈(33)이 연기 고민부터 연애, 결혼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놓았다.

지난 2013년 KBS2 ‘학교 2013’로 데뷔한 이지훈은 이듬해 전 소속사인 키이스트에 둥지를 틀었다. 대형기획사에 들어가 좋은 작품들에 연이어 출연하던 이지훈은 문득 나태해진 자신을 느꼈다고. “좋은 지원들을 받으며 열심히 연기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처음 배우가 되고 싶었던 마음이 아닌 ‘스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 차 있더라. 그때부터 힘들어졌다.” 그러던 중 현 소속사인 지트리크리에이티브로 회사를 옮겼고, 7개월 간의 공백기가 생기며 스스로를 많이 괴롭히게 됐다고 이지훈은 말했다. “여러 생각들과 불안감이 저를 얽매다 보니 초심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피폐해졌다”라고 털어놨다.

2018년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를 마치고 MBC ‘신입사관 구해령’ 전까지 7개월 정도 공백기를 가진 이지훈. 사실 배우에게 긴 공백기는 아니지만 늘 쉴 틈 없이 일해왔던 이지훈에겐 더없이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다고. 체육을 전공한 이지훈은 “연기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작품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기분을 느꼈던 거 같다. 실제로 데뷔 이후 일을 끊임없이 계속했다. 그래서 7개월이 하루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며 “이렇게 내 밑천이 다 드러난 뒤에 다시 작품에 들어가게 되면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겁도 나고 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약해졌다”고 흔들렸던 과거를 소회했다.

그런 이지훈의 고민을 해결해준 건 뜻밖에도 단 한 권의 책이었다. “힘든 시간은 긴데 털어내는 건 하루이틀이면 충분했다”고 운을 뗀 이지훈은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라는 책이 있다. 책을 정말 못 읽는 사람인데 이 책에서는 제가 긴 시간 얽매여 있던 것들이 정말 쉽게 쓰여있더라. 책을 읽으며 많이 털어냈다”며 “7개월간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면서 앞으로 흐트러지지 말고 내 갈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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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KBS2 ‘99억의 여자’에서 현찰 99억을 탐하고 욕망에 가득찬 이재훈을 연기한 이지훈은 실제로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 챙겨야하는 사람에게 편하게 밥을 사줄 수 있는 정도의 돈이면 충분할 거 같다”고 소박한 면모를 보였다. 그 이면에는 힘들었던 20대 시절이 있었다. “IMF 이후 가정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유복하게 자라진 못했다. 그래서 어렵게 연기를 시작했다”는 이지훈은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하루에 3개씩 하며 연기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배달부터 카페, 옷가게, 청소, 인형탈 아르바이트 등 안 해본 것이 없다. 그렇게 열심히 해도 한달에 123만원을 벌었고, 그 돈의 반 이상을 연기교습에 썼다”면서도 “이런 시간이 제가 더 이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된 거 같다. 그만큼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극중 윤희주(오나라 분)의 남편이자 유리(옥예린 분)의 아빠를 연기한 이지훈은 ‘99억의 여자’를 통해 아내에 아이까지 생겼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사실 나라 누나와 부부 연기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저도 성인이기 때문에 사랑을 한 과거 있고 그런 감정들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걱정은 아빠 역할이었는데 딸 유리(옥예린 분)가 너무 예뻐서 저절로 몰입이 됐다”며 “실제로 아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유리가 저만 보면 폭 안기고 사랑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계속 뽀뽀를 하게 되더라. 그 친구가 하는 대로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됐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아이를 좋아한다는 이지훈은 최근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문희준 딸 희율이(잼잼이)와 알콩달콩 케미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방송에는 많이 안나갔지만 실제로 계속 안고 다녔다”며 “삼촌이 좋으냐고 물어보니까 아빠 눈치를 살짝 보더니 귓속말로 ‘네’라고 하더라. 너무 귀엽다. 문희준 선배님은 정말 행복하실 거 같다”며 아이 바보 면모를 보였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도 털어놨다. 현재 솔로라는 이지훈은 “개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며 가장 활력 있을 때가 사랑할 때인 거 같다. 지금은 안 하고 있지만 늘 사랑하는걸 원하는 편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27살부터 결혼을 꿈꿨다는 이지훈은 “스무살에 첫사랑을 하고 군대에 다녀온 후 한동안 연애를 못하다가 그 나이 때 즈음 진지한 사랑을 하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며 “구체적으로는 아니지만 나중에 좋은 아빠가 되고 싶고 좋은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남편이자 좋은 사위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갖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아직은 모자란 부분이 많아서 더 많은 걸 경험해야 할 거 같다”고 덧붙이며 “아직도 애 같고, 철이 없다”며 웃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지트리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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