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17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더니든 바비 매틱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불펜 피칭 중 그립체크 하겠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 더니든(미 플로리다주) 최승섭기자 |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류현진의 데뷔전은 화려할 필요가 없다.”

무슨 얘기인가 싶지만, 극찬이다. 실력이 검증된 에이스가 굳이 시범경기 첫 등판부터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정규시즌 때 1선발 역할만 충실히 해줘도 충분히 빛난다는 의미도 포함 돼 있다.

아메리칸리그로 터전을 옮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의 시범경기 데뷔전은 2이닝 3안타 1실점으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현지 평가는 칭찬 일색이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위치한 TD볼파크에서 미네소타를 상대로 토론토 데뷔전을 치렀다. 1회 무사 1, 3루, 1사 2,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남기며 ‘역시’라는 찬사를 불러낸 류현진은 2회 불의의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그는 “재미있게 던졌다”는 짧은 말로 시즌 준비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동시에 시범경기는 진짜 시범일뿐, 결과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동료들도 같은 입장이다. 토론토 피트 워커 투수코치는 이날 경기 후 캐나다 스포츠넷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타자의 배트 스피드와 스윙 감각을 익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리듬감을 찾는 과정인데, 이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공을 던지는 게 아니라 공을 조종하고 있다”며 극찬한 워커 코치의 말에 에이스에 대한 신뢰가 모자람없이 담겨있다.

합을 맞춘 포수 리스 맥과이어도 “1회 연속안타를 허용한 뒤 류현진이 진짜 경기를 시작하는 듯 했다. 이 때부터 자기 페이스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이 낯선데다, 포수와 호흡을 중시해 리드대로 따라가다, 위기 상황에서 본인이 직접 볼배합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닷컴)는 “류현진이 네이트 피어슨처럼 팬들을 놀라게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시속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지만, 수 많은 경기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펼칠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토론토 선은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좋지 않지만 스트라이크존 코너 공략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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