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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이 선수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야자키 | 두산베어스 제공

[미야자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상황이 너무 심각하더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국내 확진자가 3,150명을 돌파한 가운데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캠프를 진행 중인 두산 김태형 감독의 고민도 깊어졌다. 일본 프로야구팀과 구춘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온 두산은 이제 일본 실업팀과 친선 경기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한국으로 돌아가 수도권 팀들과 연습 경기를 치를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9일 미야자키 사이토 구장에서 실내 훈련을 지켜보던 김 감독은 “한국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 연습경기를 못 하게 됐으니, 투수들 이닝 소화, 청백전 등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할 생각이다. 실전 감각 유지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산, LG, SK 등 수도권 구단 단장들은 숙박 없이 당일치기로 잠실 구장, 고척, 이천 구장을 오가며 연습 게임을 진행하는 것을 논의했다. 수도권 팀인 SK, KT 등과는 연습경기 일정을 이미 잡아둔 상태였다.

그러나 확진자가 폭증하며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김 감독은 “사실 SK, KT 등 가까운 곳에 있는 팀 경기는 다잡아뒀는데 상황이 너무 심각하더라.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했다. 실전 경기가 어려워진 만큼 남은 훈련 기간은 라이브배팅을 비롯해 청백전 등으로 꾸려나갈 계획이다.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프로야구 개막 연기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7일 프로야구 출범 이래 최초로 시범경기 일정을 중단시켰고, 한국농구연맹(KBL)도 29일 리그 잠정 중단을 선언한 상황이다. 프로야구 각 구단은 스프링캠프 귀국 일정을 뒤로 미루는 조치까지 취했다. 김 감독은 “두산뿐 아니라 프로야구 판에 어느 한 명이라도 걸리면 (리그가) 올스톱이다. 경기를 할 수도 없다. 이 상황대로면 개막전도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우려했다.

각 구단 사장들은 오는 10일 한국에 모여 이사회를 통해 남은 리그 일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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