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토크쇼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미국 방송계로도 번졌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와 제작진 등의 코로나19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촬영이 중단되고, 무관객 녹화를 진행하는 등 제작 일정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코로나19가 미국 TV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지미 키멜 라이브’,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태판 콜벗’, ‘웬디 윌리엄스 쇼’ 등 미국 대표 TV쇼들이 연이어 ‘무관중’ 녹화를 결정했다. NBC를 비롯해 CBS, HBO, TBS 등 생방송 라이브 토크쇼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방송사들에는 그야말로 비상인 상황이다.

앞서 미국의 대표적인 TV퀴즈쇼인 ‘제퍼디’와 ‘휠 오브 포천’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현장 방청객을 받지 않고 녹화를 진행했다.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NBC 대표 토크쇼 ‘엘렌쇼’는 오는 30일까지 녹화를 중단하기로 했고, NBC 예능 ‘더 보이스’, CBS 시트콤 ‘맘(Mom)’ 등은 선별된 방청객들을 참여해 녹화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언론계로도 번졌다. CBS뉴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직원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방송사는 뉴욕 CBS 브로드캐스터 센터와 CBS뉴스 빌딩을 폐쇄하고 방역 작업에 들어갔다. 또 두 빌딩에서 근무한 모든 직원에게 앞으로 이틀간 재택근무를 하라고 명령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넷플릭스 사무실 일부가 폐쇄되기도 했다. 12일 넷플릭스는 한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자 LA 사무실 중 하나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직원들은 모두 재택 근무 권고를 받았고, 감염 의심 직원이 일했던 건물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또 제작사 워너브러더스는 11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넷플릭스 인기 미국 드라마 ‘리버데일’을 촬영하던 제작진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밝혀져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배우

코로나19 공포는 할리우드 스타들도 덮쳤다. 영화 촬영을 위해 호주 방문 중이던 톰 행크스 부부는 지난 1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SNS 통해 알렸다. 할리우드 배우 최초의 코로나19 확진자다. 부부는 현재 골드코스트 대학병원에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톰 행크스 부부의 감염으로 영화 세트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배우 올랜도 블룸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체코 프라하에서 촬영 중이던 미드 ‘카니발 로우’ 시즌2 촬영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앞서 미국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발 미국행 여행객들의 입국을 금지할 것이라 언급함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올랜도 블룸은 코로나19 안전 예방을 위해 최근 팝가수 케이티 페리와 일본 결혼식도 미룬 바 있다.

빠르게 퍼져나가는 코로나19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스타들도 늘고 있다. 모델 나오미 캠벨은 전신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LA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고, 배우 세바스찬 스탠은 LA 한 마트에서 라텍스 장갑을 끼고 식료품을 사는 장면이 포착됐다. 모델 하이디 클룸은 열이 나고 기침이 나서 자가 격리 중이라 알리면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싶지만 검사 키트가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4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678명으로, 사망자는 41명으로 누적 집계됐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유럽 내 국가에 머문 외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NBC 제공, 톰 행크스, 나오미 캠벨, 세바스찬 스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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