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이 ‘다크코인’ 모네로(XMR)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해 퇴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출처 | 모네로

[스포츠서울 이상훈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은 16일 공지를 통해 모네로(XMR)와 버지(XVG)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되면 입금 서비스가 중지된다. 또 지정 공지일로부터 30일 이내 지정 사유가 사라지지 않으면 거래 지원 종료로 이어진다.

빗썸은 모네로의 익명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상장 유지 여부에 대한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빗썸의 투자유의종목 지정 정책에 따르면 모네로는 ‘가상자산이 형사상 범죄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거나 기타 형사사건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 명확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거래량도 크게 줄어 ‘기준시가 총액이 상장 시 시가총액 대비 하락하고, 그 기간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적용될 수 있다.

모네로는 가상자산 정보포털 코인마캣캡 기준 시총 14위인 메이저 코인으로, 개인정보 보호 등 기술력을 인정받는 프로젝트다. 현재 바이낸스, 후오비글로벌, 오케이엑스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다.

모네로의 익명성 문제도 중앙화 거래소를 통하면 해결할 수 있다. 예컨대 빗썸에 상장된 모네로를 구입 또는 전송하면 거래소에 고객 정보와 거래 내역이 남는다. 익명성으로 범죄 연루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검증 받은 대형거래소를 이용하면 모네로 이동 경로가 고스란히 남아 추적이 용이하다.

모네로가 한달 후 빗썸에서도 상장 폐지되면 국내 거래소에서는 사실상 퇴출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 등에 따라 국내 거래소들은 대부분 모네로 거래 지원을 중단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크코인이 거래소를 벗어나면 더 음성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로젝트업계 한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빗썸마저 모네로 상장을 취소하면 오히려 범죄에 이용되는 프라이빗코인을 추적하는게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빗썸 같은 대형거래소는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가 부여돼 어떤 가상자산도 익명성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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