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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머릿속에서 야구가 떠나질 않아요.”
손혁(47) 감독은 올해 키움 지휘봉을 잡았다. 코치 경험은 풍부하지만 한 팀의 수장은 처음이다. 그러나 초보 감독답지 않게 일희일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속내는 모르지만 외부적으로 태연하다. 성적도 받쳐주고 있다. 키움은 시즌 초반, 패배 보다 승리를 많이 기록중이다.
팀의 중심인 박병호가 깊은 침체에 빠져있지만, 손 감독은 “최대한 부담 안주려 한다.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건 선수 자신이다. 올해가 끝나면 박병호의 이름에 걸맞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조급함 보단 여유를 찾고 있다. 그러면서 “야구는 잘하면 6, 못하면 4다. 항상 이기면 좋지만, 네 번은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키움 타순은 1번 서건창부터 4번 박병호까지는 고정이다. 선발 라인업에 감독의 신뢰가 담겨있다.
그러나 머릿속은 한시도 쉬지 못하고 있다. 손 감독은 그 점이 초보 감독으로 가장 힘들다고 했다. 그는 “여러 선배들이 내게 ‘감독하면 잠이 줄어들고 음식도 잘 안넘어 간다’며 ‘몸관리 잘하라’고 조언을 해줬는데 그땐 누구나 하는 덕담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최고의 덕담이다”라고 했다.
손 감독은 21일 SK와의 주중 3차전을 앞두고도 밤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나왔다. 그는 “투수교체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선수별 투구수나 쉬어야 하는 선수, 어떻게 하면 투수기용을 최소화 할까를 고민했다”며 “10초마다 머릿속에서 생각이 바뀐다”라고 했다.
뭐든지 처음하면 힘들다. 감독으로 경험을 쌓아가는 초보 사령탑 역시 힘들다. 가용 자원을 분류해 상황별 선택을 하고 예상 시나리오를 짜다보면 하얀 밤을 세우기 일쑤다.
그러나 프로야구 감독은 KBO리그에서 단 10명만 존재한다. 팀의 얼굴이며 그만큼 책임져야 할 부분도 많다. 손 감독의 머리가 한시도 쉬지 못하는 이유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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