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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기자]‘천재 바둑소녀’로 유명한 김은지가 천신만고끝에 프로 입단 후 첫승에 성공했다.
김은지는 6월 31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20한국여자바둑리그 2라운드 4경기 삼척 해상케이블카와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팀의 3-0 승리에 기여했다.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2장으로 나선 김은지에게는 기분 좋은 첫승이자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버릴 수 있는 승리였다.
올해 열 세 살인 김은지는 한국기원 소속 최연소기사이자 ‘제2의 최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대주이지만 올 1월 입단 후 4전 전패를 기록 중이었다. 김은지는 1라운드 첫 경기에서 김혜민(여수 거북선)과 맞붙어 패기 넘치는 내용을 선보였으나 치밀한 세기 부족으로 완패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포스코케미칼의 권주리에게 226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은지는 시종 권주리의 돌을 압박하는 강수를 연발하다 중앙전투에서 권주리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위기에 몰렸고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좌하 일대 흑 대마를 집요하게 노려 대마 사활이 걸린 패를 만들어내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결국 패의 대가로 좌상일대 흑 대마를 잡으면서 형세를 뒤집은 뒤 빠르고 정확한 수읽기를 앞세워 확실하게 마무리했다.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이민진이 포스코케미칼의 김다영을 물리치며 팀 승리를 확정지어 1라운드에서 여수 거북선에 당한 완봉패를 깨끗하게 만회하면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반면 1주전급 박지은, 김다영을 확보하고 2주전급에 가까운 권주리를 영입해 지난해보다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2연패의 충격 속에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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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바둑여제’ 최정이 이끄는 신생팀 보령 머드는 디펜딩 챔피언 부안 곰소소금을 꺾고 서울 부광약품에 이어 승차 없는 2위에 올라섰다. 보령 머드는 지난 3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20한국여자바둑리그 2라운드 3경기에서 부안 곰소소금을 2-1로 꺾었고 그 주역은 역시 최정이었다.
여자바둑 랭킹1위 최정은 에이스 맞대결로 펼쳐진 제2국에서 랭킹2위 오유진에 완승을 거뒀다. 초반 포석단계에서는 오유진이 나쁘지 않았는데 하변 2선 젖힘과 우하 쪽 두점머리 코붙임의 응수타진 한방으로 순식간에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병력이 우세한 우상 쪽에서 펼쳐진 육박전에서 우위를 점했고 상변 백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필승지세를 구축했다. 오유진은 좌변 흑 대마 공략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워낙 탄력이 풍부한 형태라 잡힐 돌이 아니었다. 최정이 여유 있게 흑 대마를 수습하자 싹싹하게 돌을 거두었다. 최정은 2018년 10월 11일 이후 여자 프로들에게 단 한 판도 내주지 않고 49연승을 질주하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최정의 선승에 힘입은 보령머드는 이후 김다정이 천적 이유진(부안 곰소소금)에게 승리하며 2승에 성공했다, 승리한 보령 머드는 서울 부광약품과 함께 2승을 기록했으나 개인승수에서 1승 뒤져 승차 없는 2위에 올랐고 패한 부안 곰소소금은 초반 연패의 충격 속에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이번 시즌부터 한국여자바둑리그는 매주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 바둑TV를 통해 생중계된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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