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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가 다시 한 번 챔피언의 저력을 과시했다.

전북은 2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8라운드 경기에서 광주에 1-0 신승했다. 힘겨운 승부 속 후반 40분 한교원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가까스로 승리했다. 승점 3을 추가한 전북은 7승1패 승점 21을 기록하며 울산 현대(승점 20)를 따돌리고 하루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광주는 앞서 3연승을 거두며 1부리그 적응을 완벽하게 마친 채 전북 원정에 나섰다. 광주의 기세는 전주성으로 이어졌다. 전북은 2선에 쿠니모토와 김보경, 이승기 등 창조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를 배치해 광주의 촘촘한 수비 라인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광주의 수비 조직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전북은 90분간 슛을 17회나 시도했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유효슛도 5회 있었지만 위력은 없었다. 전반 한 차례 손준호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때린 게 가장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후반 들어 무릴로와 벨트비크, 이주용 등을 투입해 공격에 다각도로 변화를 줬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답답했던 흐름은 후반 40분에서야 달라졌다. 혼전 상황에서 이주용이 내준 패스를 한교원이 받아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광주 수비의 집중력이 한 순간 흔들린 틈을 타 전북이 결승골을 만드는 장면이었다.

전북은 올시즌 K리그1 8경기에서 총 13골을 넣었다. 전반전에는 2골만 나왔고, 대부분인 11골이 후반전에 터졌다. 무려 84.6%에 달한다. 개막전 수원전에서는 후반 39분에 이동국의 결승골이 나왔고, 부산전에서도 벨트비크가 후반 추가시간에 2-1을 만들며 승리했다. 대구 2골도 모두 후반에 기록했고,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후반에만 3골이 터졌다. 6라운드 인천전엔 이동국이 후반 11분에 결승골을 만들었다. 그리고 16일 포항 원정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김민혁이 헤더로 결승골을 만들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골도 마찬가지였다.

우연은 아니다. 전북의 막판 집중력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팽팽한 승부의 추는 후반전을 지나고 양 팀 선수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이 됐을 때 기우는 경우가 많다. 서로 체력이 떨어졌을 때 누가 더 집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K리그1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전북은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내는 저력이 있다. 경기 양상 영향도 있다. 전북은 매 경기 승리를 노리는 팀이다. 무승부는 선택지에 두지 않고 승점 3 획득에만 집중한다. 반면 전북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은 비기기 작전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하위권의 팀은 무리하게 승리하려 도전하지 않는다. 전북이 뚫고 상대가 방어하는 흐름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전북은 이때 힘을 내는 뒷심이 있다.

한편으로는 전반에는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가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번 전반 경기 내용은 답답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은데 전북은 장기 레이스인 리그에서 편하게 우승 경쟁을 하려면 최근 반복되는 전반 고전 양상의 원인을 진단해 개선해야 한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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