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서재응코치,고영창에게한수지도
KIA 서재응 투수코치(왼쪽).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더 바라면 나쁜 사람이죠.”

올시즌 KIA 마운드는 서재응(43) 투수 코치의 지도하에 완성형 궤도에 올라섰다. 양현종과 애런 브룩스, 드류 가뇽이 선발진을 앞장서 지키고 있고, 이민우 임기영으로 짜여진 토종 선발진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그 최고 수준의 필승조를 앞세운 불펜진 호투도 흔들림없이 뒷문을 지킨다. 24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 4.25로 키움에 이어 리그 2위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시험대에 올랐던 서 코치의 공격적인 피칭은 올시즌 들어 뚜렷한 결과와 성과로 드러났다. KIA 투수진 볼넷은 115개로 리그 평균인 144개보다 훨씬 적은 수치다. 삼진은 325개로 리그 1위다. KIA 마운드 전체에 승부를 보는 빠른 공략법이 녹아든 셈이다.

단 2년 만에 성공적인 결실을 끌어냈지만, 서 코치는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한 게 없다”며 오히려 고개를 숙였다. 특히 ‘박전문’이라 불리는 최강 필승조 박준표-전상현-문경찬에 대한 믿음이 두텁다. 부담 대신 책임감을 부여했고, 서 코치의 뜻대로 성장해주며 KIA의 투수진에 단단함을 더했다. “지난해 투수 코치를 맡으면서 7~9회를 맡는 선수들에겐 무게를 줘야한다 생각했다. 책임감을 가지라는 뜻에서 지명을 해 필승조로 기용했다”고 밝혔다.

[포토]시즌 5세이브 수확한 KIA 문경찬
KIA 문경찬.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2년차 마무리 문경찬의 성장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스프링캠프 때와 시즌 초반에 비해 확실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4일 현재 세이브 10개로 NC 원종현(11개)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있고, 삼진은 21개로 마무리 투수들 중 가장 많다. 23일 사직 롯데전 전까지 총 4경기에 등판해 전부 세이브를 수확했을 정도로 활약이 뚜렷했다. 가장 옆에서 이를 지켜본 서 코치도 “마무리 기회를 얻은 뒤 밸런스가 돌아온 것 같다. 커맨드가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시즌을 길게 봐야 한다. 장기 레이스인 만큼 선수단 체력 관리에 힘을 쏟는 것도 중요하다. 문경찬은 지난 23일 롯데전에서 3-2로 앞서던 9회말 김준태에게 역전 적시타를 허용해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떠안았다.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려면 적당한 휴식과 관리가 동반되어야 한다.

서 코치는 “KIA 투수진은 내가 그렸던 그림대로 가고 있다. 다만, 하준영의 이탈과 왼손 스페셜이 없다는 게 아쉽다”면서도 그 이상으로 바라는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부분 외엔 메인 투수 코치로 출발선에 섰던 당시 그린 밑그림대로 가고 있다. 선수단도 더할나위 없는 활약으로 서 코치의 지도법에 응답했다. 때문에 남은 각오는 ‘지금처럼만 하자’다. 서 코치는 “당장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하면 그건 내 욕심이다. 잘해주고 있다. 여기서 더 바라면 나는 나쁜 사람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여유와 자신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younw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