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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신인 투수 3총사의 신인왕 경쟁이 입지 변화 조짐과 함께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현재 신인왕 경쟁을 이끌어가고 있는 투수는 소형준(KT), 허윤동(삼성), 이민호(LG·이상 19) 등 세 명으로 압축된다. 청소년 대표팀 동기이기도 한 세 투수는 나란히 프로 데뷔 첫 해부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바탕으로 주축 선수로 발돋움해 눈도장을 찍고 있다.
개막 후 신인왕 레이스에서 앞서나간 건 단연 소형준이다. 다른 동기들과 달리 소형준은 개막 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돼 탄탄한 입지속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하고 있다. 첫 2경기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되면서 거물급 신인 탄생을 알린 소형준은 지난 3일까지 등판한 5경기에서 4승 1패로 선전하며 신인왕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후 3경기에서 내리 패전 투수가 되면서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0일 롯데전에 등판한 소형준의 피칭을 지켜본 뒤 “(소)형준이가 지친 모습이 보였다. 로테이션에서 빼고 휴식을 주는 것도 고려중이다. 투수코치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도 소형준을 철저한 관리속에 등판시키겠다고 약속한 이 감독이기에 휴식이 필요한 때라는 판단이 들면 언제든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할 수 있다.
2군에서 프로 첫 시즌을 맞이한 허윤동은 점차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는 중이다. 벤 라이블리와 백정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체 자원으로 낙점된 허윤동은 지난달 28일 롯데를 상대로 데뷔전 승리 투수가 된 후 3일 LG를 상대로도 선발승을 따내 신인왕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후 2군에 내려가 재정비 기간을 거친 허윤동은 얼마 뒤 다시 1군의 부름을 받고 18일 두산과 맞섰다.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5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은 다했다. 1군에서 통할 선수라는 걸 입증한 허윤동은 24일 한화전에도 선발을 명받았다. 허삼영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두터운 신뢰속에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허윤동이다.
LG 루키 이민호는 이미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불펜에서 시즌을 맞이한 이민호는 지난달 21일 삼성을 상대로 첫 선발 등판해 5.1이닝 무실점 역투로 첫 선발승을 쟁취했다. 이후 꾸준히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6경기 평균자책점이 1.59에 불과할만큼 안정감 면에서도 신인답지 않은 기세를 내뿜고 있다. LG는 허약한 불펜이 아킬레스건인데, 류중일 감독은 전천후 활약이 가능한 이민호의 불펜 전환을 고려했다. 하지만 이미 선발진에 안착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를 다시 불펜으로 보내기는 아깝다. 또 무더위와 더블헤더 등 변수가 많은 여름에 선발투수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하는 것도 이민호의 불펜 전환에 제동을 걸었다. 류 감독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었다”면서 기존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에 접어들면서 세 선수의 입지에 변화 조짐이 생겼다. 신인왕 레이스를 주도하던 소형준이 지친 기색을 보였고, 그 사이 선발진에 안착한 허윤동과 이민호가 약진하고 있다. 임팩트만큼이나 신인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꾸준함이다. 결국 체력적으로 부침이 오는 여름을 잘 견뎌내는 선수가 신인왕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진정한 신인왕 레이스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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