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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연패에 빠진 강원FC가 임채민과 한국영, 두 동갑내기 친구를 각각 주장, 부주장에 선임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기존 주장단에 있던 오범석과 김오규가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두 선수가 채우게 됐다.
1990년생 친구인 임채민과 한국영은 최근 4연패에 가장 큰 책임감을 느끼는 선수들이다. 나란히 수비와 허리의 핵심이고, 팀의 중추 구실을 한다. 김병수 강원 감독은 일부 선참 선수들의 의견을 참고해 두 선수를 주장단으로 세웠다. 임채민을 주장으로 추천한 선수가 바로 한국영이다. 한국영은 “채민이는 리더십, 열정이 있다. 뜨거운 선수라 팀에 반드시 필요하다. 주장으로 어울린다”라는 이유를 밝혔다. 임채민은 “솔직히 책임감, 부담감도 크다. 이런 타이밍이라 무게가 더 크게 다가온다. 맡았으니 팀이 더 단단해지도록 제 역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꺼냈다.
강원은 최근 연패와 더불어 외부에서 나온 영남대 파벌설, 한국영 이적설 등 각종 소문으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임채민은 “솔직히 처음에는 다들 웃어 넘겼다. 그런데 이후 성적이 나오지 않아 조심스러워졌다. 왜 그런 소문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선수들은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뭉치는 분위기다. 어제 (김)오규형과 통화를 했다. 미안하다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 주장이 됐으니 저부터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적설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한국영은 “해프닝이었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개인적으로 팀에 미안함을 느꼈다. 채민이는 힘들었을 텐데 내색을 전혀 하지 않더라. 친구지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결국 여러 소문은 성적이 좋으면 소리 없이 사라지는 해프닝으로 남을 수 있다. 선수들도 잘 아는 사실이다. 임채민은 “성적이 좋았다면 이상한 소문도 잠시 나왔다 들어갔을 텐데 우리가 진 탓이다. 남의 책임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 성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영도 “여러 팀을 다니며 많은 일을 경험했다. 축구라는 게 원래 그렇다. 팀도 부침이 있다. 지금은 강원에게 어려운 시기다. 이 위기를 넘기면 우리 팀은 더 강해질 수 있다. 그래서 더 중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결과가 나오지 않지만 강원은 여전히 뚜렷한 색깔,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패스를 통해 전진하는 공격적인 축구는 이제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선수들도 자부심을 느끼며 만족하는 부분이다. 임채민은 “선수들은 이런 축구를 좋아한다. 감독님도 흔들리지 말고 우리의 길을 가자고 하신다. 결국 결과가 문제다. 최근 실점이 늘어났는데 수비수로서 미안하고 책임감을 느낀다. 저부터 더 많이 뛰고 잘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영도 “선수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다들 감독님의 축구를 즐기고 있다. 저만의 생각이 아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감독님이 결과를 내겠다고 추구하는 스타일을 갑자기 바꾸면 선수들도 당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강원은 현재 7위에 올라 있다. 6위 부산 아이파크와 승점이 같다. 예년 같으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 봤을 테지만 강원은 개막 전 3~4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전력이 탄탄한 팀으로 분류된다. 지금의 위기론도 강원의 위상이 그만큼 달라졌기 때문에 나왔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임채민은 “상대가 더 잘 준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가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영도 “결국 최종성적이 중요한 것 아니겠나. 시즌을 마친 후에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싶다. 반드시 반등할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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