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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가족이 들어와서 그런가 본데요.”
롯데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28)이 오랜만에 손맛을 봤다. 지난 21일 SK전에서 상대 선발 에이스 리카르도 핀토에게 6회 솔로포를 때려냈는데, 이날 전까지 최근 홈런 기록은 5월 17일 한화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사실 롯데가 개막 5연승을 달릴 때까지만 해도 마차도는 무려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수비형 외인’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츰 방망이가 차가워지며 6월 한때 타율이 0.19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7월 성적표에서는 반등세가 확연하다. 특히 지난 7일 한화전을 시작으로 타율 그래프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시즌 타율을 0.288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10경기로 좁혀보면 타율 0.406에 9타점 4득점 3볼넷으로 맹활약 중이다. 물론 당초 내야 수비 안정에 방점을 찍고 영입한 마차도에게 방망이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그리 크지 않다. 이를 감안해도 이달 초엔 타격 부진이 워낙 두드러져 하위타선에서 맥을 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롯데에서 전 경기 출전(63경기)하는 유일한 선수라 피로도 누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속속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반등 시점이 가족의 입국과 맞물린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마차도의 가족은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마차도는 직접 입국장으로 마중나가 아내와 아들, 딸을 만났다. 이후 가족들은 안심방역 콜택시를 이용해 부산으로 바로 이동했고,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이튿날 부산 동래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마쳤다. 자가격리는 사직구장 근처에 있는 마차도의 숙소에서 이뤄졌는데, 마차도는 이로 인해 2주간 호텔 생활을 해야 했다. 가족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무사히 격리까지 해제돼 현재는 마차도와 함께 지내고 있다.
그라운드 안에서의 마차도는 큰 차이가 없다. 한국 투수들에게 더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동료들에게 많은 질문을 하곤 있지만, 기본적인 타격 매커니즘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그라운드 밖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정말 마차도를 바꾼걸까. 롯데 허문회 감독도 “가족이 한국에 들어온 게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반가워했다. 가족 상봉 효과가 마차도의 7월을 달구고 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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