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인 오늘(15일) 경축사를 통해 한일 갈등의 원만한 해결과 남북 협력, 코로나19 시국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 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했다.
경축사를 통해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을 둘러싼 한일 갈등을 두고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한일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소송한 분 중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디'고 했다"면서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의 공동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피해자의 인권 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한일 간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제안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출규제를 감행했던 지난해 광복절에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책임있는 경제강국' 등 극일 메시지를 강조했으나 이번에는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대화에 집중했다.
또한 가축 전염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상이변에 따른 유례없는 집중호우 등을 거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라며 방역 협력, 공유하천 공동관리, 보건의료 및 산림 협력, 농업기술 및 품종개발 공동연구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해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했다.
북미대화 교착은 물론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 관계가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명·안전 협력 등을 통해 멈춰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 나아가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합의대로 전쟁의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꾸었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이산가족 상봉, 남북 철도 연결의 필요성을 나타냈다.
이울러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다시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는 백신 확보와 치료제 조기 개발을 비롯해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unjae@sportsseoul.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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