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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KT 상승세 비결에는 철벽투를 펼치는 김재윤(30)이 있으며 김재윤의 도약에는 투구판 위치가 자리하고 있다. KT가 구위와 제구가 동반상승한 마무리투수 김재윤을 앞세워 첫 포스트시즌을 정조준한다.
커리어하이 시즌이 보인다. 김재윤은 지난 27일까지 37경기 38.2이닝을 소화하며 3승 3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7월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9 1승 4세이브로 활약해 필승공식으로 자리매김했고 8월 10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0.82 1승 5세이브로 괴력을 발휘 중이다. 약점이었던 불펜 불안이 해소됨에 따라 KT는 8월 성적 12승 8패로 롯데와 5위 경쟁에서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승패마진 플러스를 유지하면서 구단 역사에 남을 한 해를 만드는 KT다.
그냥 뒷문이 단단해진 것은 아니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27일 잠실 LG전에 앞서 김재윤의 호투 원인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재윤이가 투구판 밟는 방향을 바꿨다. 이전에는 1루쪽을 밟았는데 이제는 3루쪽을 밟고 던진다”며 “구종과 메커닉상 3루가 맞다. 일단 재윤이는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우타자 몸쪽 승부도 많은 편이 아니다. 1루쪽보다는 3루쪽을 밟는 게 투구 패턴이나 구종의 각을 살리는 데 있어 적합하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모두 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보통 팔의 궤적과 구종에 따라 투구판 방향이 결정된다. 팔의 높이가 낮고 체인지업과 같은 공을 던지는 투수의 경우 1루쪽을 밟는 게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김재윤처럼 릴리스포인트가 위에서 형성되고 변화구가 종으로 움직이는 투수는 3루쪽을 밟는 게 우타자를 상대하기에 수월하다. 이 감독은 “박승민 코치와 상의하면서 바꿨는데 구속과 제구가 다 좋아졌다. 하이패스트볼의 회전도 이전과 다르고 커맨드도 향상됐다. 최근 꾸준히 평균구속 146, 147㎞를 때리고 있다”면서 “3루쪽을 밟고 던지면 타자 입장에서 공이 늦게 보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실투도 줄고 정말 잘 한 결정이었다”고 미소지었다.
지난해 KT는 이대은의 마무리투수 전환과 함께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까지 차지하지는 못했다. 올해는 김윤식을 앞세워 목표 달성을 바라본다. 이 감독은 “앞으로 3주 정도 잘 버텨야 할 것 같다. 큰 욕심 안내고 연패만 안 당하도록 노력하겠다. 2연전을 1승 1패로 가면 괜찮다고 본다”며 “앞으로 새로 들어올 선수는 없다. 현재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부상 당하지 않고 그대로 잘 해주기를 바란다. 지금 선수들로도 잘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5위 사수, 혹은 더 높은 곳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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