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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봤다는 복수의 경험담이 온라인 상에서 돌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를 두고 ‘폭탄’이 터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16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해 수익을 봤다는 한 투자자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뻔히 오르는 게 눈에 보이는데 대출을 안 받을 수 없겠더라. 두 번의 신용대출로 9000만원을 받아 신용등급은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떨어졌지만 1000만원의 수익을 봤다’고 밝혔다.

A씨가 근거로 올린 거래내역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6일과 지난 5일 시중은행 등에서 대출계좌를 개설했다. 이후 바이오 종목 등에 투자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000만원가량의 수익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A씨의 총매수금은 9억원 이상으로 최근 대출받은 금액은 총 투자금의 일부에 불과했다. 실제 A씨의 수익률은 1% 정도란 얘기다.

어찌됐든 대출을 일으켜 주식투자로 수익을 올렸다는 A씨의 글에는 유사한 사례를 소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B씨는 ‘대출 5000만원에 추가로 2000만원을 당겼다. 또 예금담보로 2000만원을 빌리고 적금까지 취소했다. 뿐만 아니라 월급까지 넣고 소비도 줄였다. 그 결과 9월만 따지면 600만원을 벌었다’고 했다. C씨는 ‘8월부터 마이너스통장으로 4000만원을 대출받았는데 1000만원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D씨는 ‘이 글을 보니 현금화를 좀 해야겠다’며 동요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주식 폭탄이 터질 시그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여윳돈으로 하는 게 투자다. 빚 내서 하는 건 도박’, ‘비트코인 광풍 끝물 때의 느낌. 딱 저런 상태였다가 몇 개월 이후부터 고꾸라졌다’, ‘펀드 열풍 불 때도 퇴직금 중간 정산하고 마이너스대출 받고 투자하다 망하신 분들 많았다’, ‘일찍 빠져나오면 되는데 한 번 맛을 보면 절대 못 뺀다. 코인 때도 그랬다’ 등의 반대 의견도 많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규제를 위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다수의 신용대출자가 투자 손실을 입고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연쇄적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5대 시중 은행의 지난 10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172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말 기준 124조2747억원과 비교하면 이달 10일 만에 1조1425억원이 늘어난 액수다. 이 같은 추세라면 9월 전체 신용대출 증가폭은 역대 최대 신용대출을 기록했던 지난달 4조755억원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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