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플렉센 \'4회도 무사히\'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플렉센이 4회초 투구를 마친 후 웃으며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2020. 10. 27.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시작부터 뜨겁다. 빅리그에서도 빼어난 구위를 인정받은 두산 크리스 플렉센(26)과 LG 슈퍼루키 이민호(19)가 나란히 마운드에 오른다. 객관적인 지표로는 플렉센이 우위를 점하지만 단기전은 예측불가다. 이민호의 구위와 패기 또한 두산 입장에서는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요소다.

두산과 LG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을 앞두고 각각 플렉센과 이민호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올해 최고 구위를 자랑하는 오른손 투수가 나란히 기선제압 특명을 받았다. 지난해 메이저리그(ML) 뉴욕 메츠에서 뛰었던 플렉센은 150㎞를 상회하는 패스트볼과 세 가지 변화구를 구사한다. ML 시절에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의존도가 높았으나 한국에서는 커브와 체인지업도 꾸준히 구사하고 있다. 커브는 새로운 무기로 장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이 커졌고 제구도 안정됐다. 조쉬 린드블럼과 메릴 켈리가 그랬던 것처럼 KBO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하며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후반기에는 난공불락이었다. 플렉센은 후반기 9경기에서 52.2이닝을 소화하며 4승 1패 평균자책점 2.05로 펄펄 날았다. 정규시즌 클라이맥스였던 10월부터는 5경기에서 4승 0패 평균자책점 0.85로 괴력을 발휘했다. 빅리그에서는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유망주였지만 KBO리그 경험을 통해 선발투수로서 경기를 운영하는 눈도 떴다. 올해 LG를 상대로는 단 한 경기 등판했다. 개막 3연전 마지막 경기였던 5월 7일 LG전에 나섰고 6이닝 3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바 있다.

[포토] 역투하는 LG 이민호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이민호가 역투하고 있다. 2020. 10. 18.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민호는 마침내 꿈의 무대에 오른다. 지난 1월 처음 LG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하는 게 꿈이다. 많은 분들이 지켜보시는 가운데 좋은 투구로 팀 승리를 이끈다면 더 기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1군 무대 데뷔 시점도 보장되지 않은 유망주에 불과했으나 이민호는 21세기 LG 신인 투수 중 가장 굵직한 활약을 펼쳤다. 선발투수로 16경기 등판했고 4승 4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불펜 등판 4경기까지 더하면 데뷔 시즌 평균자책점 3.69를 올렸다. 두산을 상대로는 두 차례 선발 등판했는데 6월 21일과 7월 26일 모두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플렉센이 그랬듯 이민호 역시 일 년 동안 진화했다. 7월까지만 해도 패스트볼·슬라이더 투피치에 불과했던 이민호는 후반기부터 전략적으로 커브 비중을 높였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구속에도 변화를 주면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도 펼친다. 10월에는 선발로 세 차례, 중간으로 두 차례 등판해 21.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66으로 맹활약했다.

선발투수의 호투가 100%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기전에서 선발투수가 무너지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모든 투수가 내일이 없는 전력투구를 펼친다. 플렉센과 이민호 또한 5이닝 이상 소화를 목표로 최소 실점해야 선승을 이끌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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