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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남서영 인턴기자] LG ‘루키’ 이민호가 생애 첫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마쳤다.
이민호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동안 투구수 66구, 5안타, 1피홈런, 4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이민호는 올시즌 20경기에 나와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하며,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LG의 고졸 신인이 포스트시즌에 선발 등판하는 것은 LG 창단 30년 만에 처음이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이민호는 시작부터 허경민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그리고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2구째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부담감에 긴장할 법도 하지만, 이민호는 침착함을 유지했다. 실점 이후 오재일-김재환-박건우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모두 봉쇄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그리고 2회말 정수빈에게 번트 안타를 허용했지만, 특별한 위기는 없었다. 3회말 페르난데스에게 볼넷,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아 첫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박건우를 2루수 땅볼로 아웃시켜 무실점을 기록했다.
위기는 4회에 찾아왔다.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재호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오재원에게 우익수 키가 넘어가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결국 이민호는 1사 2, 3루에서 허경민에게 또다시 몸에 맞는 볼을 내준 뒤 진해수와 교체됐다.
이날 경기에서 이민호가 승리투수가 됐다면 역대 세번째로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거두는 고졸 신인이 될 수 있었다. 고졸 신인 포스트시즌 첫 등판 선발승은 이제껏 프로야구 역사상 단 두 번밖에 없었던 기록이다. 첫 주인공은 롯데의 염종석이 1992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완봉승을 따냈다. 고졸 신인이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완봉승을 기록한 역대 유일한 기록이다. 염종석은 그 해 19승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두번째는 두산 김명제가 2005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5이닝 4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을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민호는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140㎞ 초반의 고속 슬라이더 조합을 앞세워 타자들을 압박한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이민호는 슬라이더를 던져 왼손 타자인 페르난데스에게 홈런, 오재원에게 2루타를 맞았다. 포스트시즌은 시즌 내내 현미경처럼 상대를 분석한 데이터를 총동원해 공략법을 짠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스타일인 이민호로선 두산 베테랑 타자들의 노림수와 분석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민호도 구종 필요성을 절감하고 최근 커브와 체인지업을 연마하는 중이다. 주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제3구종을 완벽하게 터득한다면 이민호의 위력은 배가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 큰 무대에서 쓴 맛과 가능성을 모두 확인한 이민호. 경험한 만큼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이민호의 미래가 기대된다.
nams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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