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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이승기의 활약을 앞세운 전북 현대가 울산 현대를 잡고 시즌 더블에 성공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을 2-1로 잡고 승리했다. 1차전서 1-1로 비겼던 전북은 두 경기 합계 3-2로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주말 K리그1 우승을 확정했던 전북은 이날 승리를 통해 K리그1과 FA컵 동반 우승을 달성했다. 전북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전북은 한교원과 이용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측면 공격의 핵심 바로우가 가정 사정으로 인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100%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반면 울산은 가동할 수 있는 주요 자원을 모두 출격시키며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첫 골은 이른 시간 원정팀 울산에서 나왔다. 전반 4분 홍철이 왼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주니오가 헤더로 연결했는데 골키퍼 송범근이 막아냈다. 주니오는 포기하지 않고 공을 향해 달려들었고 간결한 슛으로 골대 구석을 찌르며 득점에 성공했다. 1차전 홈 경기에서 1-1로 비겨 불리해 보였던 울산이 앞서 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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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이후 파상공세를 펼치며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최철순, 왼쪽에서 이주용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무게감 있는 공격을 펼쳤다.
사실상 전북의 일방적 공세가 이어졌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전북은 조규성과 구스타보의 헤더가 계속해서 골대 밖으로 벗어났고, 조규성, 이승기 등의 중거리슛마저 골대를 외면했다. 압도적으로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골키퍼 조현우를 공략할 만한 유효슛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 29분 오른쪽 측면에서 받은 패스를 손준호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했지만 이마저도 크로스바 맞고 나오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변수도 있었다. 전반 14분 만에 공격의 엔진 구실을 하는 쿠니모토가 부상으로 빠져 대신 무릴로가 들어갔다.
울산은 수비에 집중하다 역습을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주니오와 비욘존슨, 이청용, 김인성 등 4명 정도가 공격에 가담했고, 나머지 선수들은 후방에 머물며 지키는 모습이었다. 전반 38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이청용이 김인성의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 밖으로 벗어났다.
후반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울산은 지키려는 모습이었고 전북이 틈을 찾아 공격을 시도했다. 줄기차게 두드리던 전북은 결국 후반 8분 만에 동점골을 뽑아냈다. 페널티박스 오른족에서 공을 잡은 이승기가 단 한 번의 트래핑으로 슈팅 타이밍을 만들었고, 반대편 구석을 찌르는 땅볼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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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올린 전북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14분 오른쪽에서 최철순이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조규성이 받아 헤더까지 가져갔지만 공은 골대 위로 살짝 빗나갔다. 후반 24분에는 김보경이 아크서클에서 자유롭게 시도한 왼발슛이 제대로 임팩트 되지 않는 장면도 나왔다.
결국 전북은 열심히 두드린 끝에 역전골을 뽑아냈다. 후반 26분 골대로부터 약 2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이승기가 시도한 왼발슛이 한 번 바운드된 후 골대 구석을 정확하게 찔렀다. 조현우가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승기가 승리의 히어로가 되는 순간이었다.
울산은 뒤늦게 반격에 나섰다. 패하면 그대로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기 때문에 라인을 올리고 이근호를 투입하며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나 비욘존슨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스치고 지나가는 등 역부족이었다. 경기 막판 불투이스와 최철순이 충돌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결국 경기는 그대로 전북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울산은 K리그1에서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FA컵을 통해 만회하려 했지만 이번에도 준우승에 머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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