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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역전승을 견인한 전북 현대 미드필더 이승기(32)가 우승의 기쁨을 이야기했다.
이승기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혼자 2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전반 4분 만에 주니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이승기가 후반 8분과 26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던 전북은 두 경기 합계 3-2로 우위를 점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주말 K리그1 트로피를 차지했던 전북은 FA컵에서도 정상에 서며 시즌 첫 더블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이승기는 “우승해서 기쁘다. FA컵 트로피는 전북에 와서 처음 들어본다. 2014년 4강전에서 저 때문에 떨어진 적이 있다. 그때 승부차기를 못 넣고 패해 심하게 울었다. 올해에는 제가 2골을 넣고 이겨 기쁘다. 좋은 하루”라며 미소를 지었다. 당시 전북은 성남FC와 접전 끝에 승부차기 승부를 벌였는데 마지막 키커였던 이승기의 실축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실 화려한 선수들이 많은 전북에서 이승기는 조연에 가까운 선수다. 하지만 늘 소금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몫을 해 신망이 두텁다. 이승기는 “제가 팀에서 주인공을 해본 적이 없다. 제가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가 정말 잘하면 주목을 받을 것이다. 개의치 않고 팀에 도움이 되고 발전하려고 한다”라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오늘도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운이 좋게 제가 2골을 넣었고 MVP도 됐다.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다. 아직 휴대폰을 못 봐 실감이 안 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전북은 최정예 라인업을 꾸리지 못했다. 한교원과 이용의 부상, 바로우의 가정사가 겹쳤고, 전반 14분 만에 허리의 핵심 쿠니모토가 부상으로 빠졌다. 울산이 베스트 전력으로 나선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었다. 그럼에도 전북은 올시즌 울산과의 경기에서 4승1무로 우위를 점하며 우승까지 달성했다. 이승기는 “우승 DNA라고 하는데 강팀과의 경기에서 조금 더 집중력, 의욕, 동기부여를 발휘하는 것 같다. 2,3위 팀과 경기를 할 때에도 더 강해진다. 그렇게 준비를 하면 경기에서 이긴다”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떤 선수를 어떤 포지션에 갖다놔도 제 역할을 한다. 전북은 한 명에 의해 좌우되는 팀이 아니다. 11명 외 뒤에도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 한 두 명이 빠진다고 무너지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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