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전북, 더블 달성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우승을 차지한 전북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2020. 11. 8.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공들여 쌓은 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 평범한 진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팀이 바로 전북 현대다.

전북은 올시즌 K리그1과 FA컵에서 동반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첫 ‘더블’을 달성했다. 거세게 대항한 울산 현대와의 싸움에서 모두 승리하며 일주일 간격으로 우승 트로피 두 개를 안방에서 들어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즌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전북에게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시즌이었다.

전북은 왕조 구축의 일등공신이었던 최강희 감독 시절에도 한 시즌 두 대회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K리그1에서 밥 먹듯 우승했지만 FA컵에서는 유난히 약한 면모를 보였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할 때에도 K리그1, FA컵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최 감독이 떠난 후 2년이 지난 시점에 전북은 구단 역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적을 쌓았다.

전북은 지난 10여년간 자신들이 쌓아온 탑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전북은 프로축구 출범 후 늘 약팀에 속했지만 지난 2009년 K리그1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후 대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첫 우승 이후 무려 8번이나 챔피언에 등극하며 K리그 절대 1강으로 자리매김 했다. 전통의 강호였던 FC서울이나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 등이 제자리걸음, 혹은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전북만은 진보와 발전을 이뤄냈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전력을 유지했고, 축구 불모지였던 전주를 축구도시로 만들어 지역 속으로 들어가는 성과도 이뤘다.

전북만의 문화가 만든 힘이다. 전북은 K리그의 그 어떤 팀보다 뚜렷한 팀의 전통과 분위기가 있는 팀이다. 스스로를 최고라 여기는 자신감은 기본이고 사실상 더블 스쿼드를 꾸리기 때문에 내부 경쟁을 통한 긴장감은 시즌 내내 끊이지 않는다. FA컵 결승에서도 바로우와 한교원, 이용, 쿠니모토 등이 부상으로 인해 이탈했지만 전북은 이승기의 활약으로 승리했다. 이승기의 “전북은 한 두 명이 빠진다고 무너지지 않는 팀”이라는 발언은 전북이 얼마나 탄탄한 팀인지를 보여주는 발언이었다.

최 감독이 중국으로 떠난 후 리더십의 부재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당연한 반응이었지만 전북은 최 감독을 보좌하며 코치가 해야 할 일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김상식 코치를 중심으로 탄탄하게 뭉쳤다. 김 코치는 조세 모라이스 감독의 특급 어시스트로 일하며 팀을 만드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여기에 선수단에서는 노장 이동국이 분위기를 잡았다. 이동국은 선발로 나서지 못하는, 혹은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팀 공기를 해치지 않고 후배들이 100% 집중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팀을 이끌었다. 올해에는 울산이라는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했지만 전북은 똘똘 뭉쳐 도전을 이겨냈다. 전북의 더블 달성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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