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나성범 \'투구 아주 좋아\'
2020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5차전이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NC 나성범이 5회 투구를 마친 구창모를 격려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는 파이널 3연전으로 자웅을 겨룬다.

4차전까지 2승 2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해, 23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사실상 3전 2선승제로 우열을 가린다. 그 서막을 알리는 KS 5차전은 또다른 의미의 기선제압이라는 측면에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승부처다. 경기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는 양팀 사령탑은 가장 믿을만 한 카드를 선발로 내세워 첫 경기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양팀 선발 투수가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에 시선이 모였다.

[포토] NC 구창모, 입가에 번지는 미소!
NC 다이노스 선발 구창모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0으로 맞선 1회 실점없이 이닝을 마친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구창모, 지친 상대타선엔 슬로-퀵

구창모는 팔 부상 이후 시즌 초반 구위를 사실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송곳 같은 날카로움은 여전하다. 평균 구속이 140㎞ 초반에 머물지만 볼끝이 좋아 에이스 역할을 하는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관건은 포심 위력을 어떻게 배가 시키느냐다. 포수 양의지의 영리함은 포심과 변화구를 4.5대 5.5 비율로 섞는 것에서 드러났다.

두산 타선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빈타에 허덕이는 것도 체력이 떨어진 영향이 커 보였다. 스윙의 샤프함이 떨어지니 빠른 공에 타이밍이 늦기 일쑤였다. 구창모의 구위를 고려하면, 포심에 더 늦게 배트를 내밀수록 유리하다. 스플리터를 전진배치한 뒤 손에서 빠지더라도 커브를 간간히 섞어 두산 타자들의 스윙 템포를 늦추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스플리터를 전진배치 하면, 타자 입장에서는 중간 타이밍으로 스윙하는 수밖에 없다. 130㎞ 초반의 스플리터 뒤에 142~143㎞짜리 포심이 날아드니 배트 손잡이쪽에 맞는 타구가 쏟아졌다.

[포토] 플렉센 \'칠테면 쳐 봐\'
2020 KBO 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5차전이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플렉센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플렉센, 맞더라도 구위로 밀어붙여

LG와 준PO부터 무시무시한 구위를 뽐낸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은 1회부터 시속 150㎞짜리 포심으로 NC 타선을 위협했다. 플렉센 입장에서는 상대의 체력을 떨어뜨리려면 힘껏 스윙하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다. 맞더라도 구위로 밀어붙여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타점이 워낙 높아 높낮이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NC 타자들은 플렉센의 주무기로 떠오른 각 큰 커브까지 고려해야 해 선택과 집중을 하기도 애매했다.

4회 2사까지 퍼펙트로 끌려가던 NC 타선은 나성범이 플렉센의 체인지업을 한 손을 놓고 배트를 던지는 듯한 스윙으로 갖다대 첫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어 양의지가 바깥쪽 컷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안타를 뽑아냈지만 득점엔 실패했다. 시종 빠른 공 타이밍에 스윙을 했지만 쉽게 공략이 안됐다. 5회말에는 1사 2루에서 애런 알태어가 적시타를 뽑아낸 게 포심 패스트볼(151㎞) 공략에 성공한 첫 사례였다.

[포토] NC 양의지, 플렉센을 무너뜨린 한방!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투런 홈런을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상대가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력한 구위로 압박하는 것이 KS 투수전의 묘미 중 하나다. 대비되는 볼배합이지만, 양팀 선발 투수의 이날 결정구는 누가 뭐라해도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이날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배수의 진을 친 녹색 그라운드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같은 긴장감으로 가득찼다. 6회말 1사 1루에서 양의지가 플렉센의 커브를 통타해 중월 2점 홈런을 때려낸 장면이 이날 투수전의 역설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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