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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국내 50대 자산운용사가 언제 ‘폭탄’이 될지 모르는 사모펀드에 크게 의존해 수익을 올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자산운용사의 자산운용 규모가 지난 2년 9개월 새 25% 증가하는 동안 사모펀드 규모는 62% 늘어났으며 자산운용사의 집합투자(펀드) 부문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했다.

1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산규모 상위 50대 자산운용사의 올해 9월 자산운용금액은 2017년 12월 911조3947억원에서 25.3% 증가한 1142조1979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펀드는 2017년 486조2433억원에서 올해 9월 161조5298억원(33.2%) 불어난 647조7730억원으로 집계됐다.

펀드는 투자유형별로 증권, 부동산, 특별자산, 혼합자산, 단기금융, 전문투자형 사모(사모펀드) 등 6개로 나뉜다. 이 중 사모펀드의 설정잔액은 2017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138조6927억원 늘었으며 증가율은 61.7%였다. 증가규모와 증가율에서 다른 유형들을 압도했다. 이 기간 다른 유형별 설정잔액을 보면 증권 3조9618억원(-2.8%), 부동산 4조8593억원(-22.8%), 특별자산 4조9076억원(-15.6%)이 줄어든 반면 혼합자산 1조1752억원(60.3%), 단기금융 35조3906억원(52.7%) 등은 늘었다. 설정잔액은 총 647조7730억원으로 같은 기간 161조5298억원, 펀드 수는 2만2772개로 4025개 늘었다.

문제는 주요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50대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 규모는 363조4547억원으로 자산운용 내 집합투자 규모의 56.1%를 차지했다.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 젠투파트너스, 알펜루트, 팝펀딩, 디스커버리펀드 등 잇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고려할 때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변동성과 위험도가 높은 상품에 의존해 성장한 셈이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올 9월까지 자산운용금액 266조원을 기록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108조원), 한화자산운용(93조원), KB자산운용(83조원), 한국투자신탁운용(72조원) 등이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자산운용금액이 큰 운용사일수록 펀드 유형 중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설정잔액도 많았다. 삼성자산운용은 사모펀드 설정잔액이 48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국투자신탁운용(43조원), 미래에셋자산운용(41조원), KB자산운용(22조원),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이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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