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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구단은 부상 재발 및 기량 하락을 우려하지만 선수는 몸상태를 자신한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있다. 선수가 계약에 앞서 몸상태를 증명하면 된다. 메이저리그(ML) 프리에이전트(FA) 투수들처럼 구단 스카우트를 초청해 직접 재활 상태 및 현재 컨디션을 평가받으면 되는 일이다. 건강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 차우찬(34·전 LG)과 이용찬(32·전 두산) 또한 고요했던 시장에 반전을 일으킬 지도 모른다.
ML 베테랑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33)과 코리 클루버(35)가 그렇다.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채 FA가 된 팩스턴과 클루버는 각각 지난달과 이번달 불펜피칭을 계획하며 스카우트를 초청했다. 지난달에는 팩스턴이 스키우트들 앞에서 불펜피칭을 했고 오는 14일에는 클루버가 불펜피칭에 임한다. 빅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직접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FA 계약을 유도하는 것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관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불과 2년 전 팩스턴은 양키스에서 150.2이닝 15승 6패 평균자책점 3.82로 활약했다. 클루버 역시 어깨 부상 이전인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해 18승을 이상을 올렸고 2017년에는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두 투수의 나이와 부상경력을 고려했을 때 장기계약은 어렵지만 연간 500만 달러에서 1000만 사이 단기계약은 가능하다. 실제로 선발투수를 찾는 다수의 팀이 팩스턴을 지켜봤고 클루버의 불펜피칭도 참관할 계획이다. 이미 선발투수로 뛰어난 커리어를 쌓은 투수들이라 앞으로 한 두 시즌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차우찬과 이용찬도 비슷하다. 둘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으나 건강을 찾고 마운드에 오르면 분명 소속팀에 큰 힘이 된다. 나이에 따른 구위저하를 고려해도 타자를 돌려세울 수 있는 자신 만의 무기가 있다. 차우찬은 삼성 시절보다 제구력이 향상됐고 이용찬은 최근 3시즌 9이닝당 볼넷 3개 이하를 유지했다. 20대 시절처럼 150㎞ 강속구를 구사하지는 못해도 선발진 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운영 능력을 갖췄다. 덧붙여 두 투수 모두 상황에 따라 중간투수로도 등판이 가능하다.
둘의 에이전트는 차우찬은 이미 불펜피칭, 이용찬은 불펜피칭을 앞둔 수준까지 몸상태를 끌어올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재활 과정을 구단 앞에서 보여주면 된다. 다가오는 시즌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음을 증명해보이면 이들이 원하는 수준의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보여줄 장소도 많다. 전국 곳곳에 자리한 실내훈련장 혹은 선수협 주최로 진행되는 제주도 훈련시설 활용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말 한 마디보다는 마운드 위에서 간절함을 보여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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