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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샤피로 토론토 사장. | 스포츠넷 캐나다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영원한 왕조는 없다. 늘 전성기를 이어가는 선수가 없듯 팀도 상승곡선을 그리다가도 언젠가는 하향세를 탄다. 때문에 메이저리그(ML) 구단들은 흐름에 맞춰 투자한다. 전력이 상승세면 프리에이전트(FA) 혹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반대로 경쟁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침묵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팔며 새판 짜기 장기전도 불사한다.

이번 스토브리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나란히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 토론토와 샌디에이고는 어느 팀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블레이크 스넬,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선발투수 3명을 나란히 영입했다. 김하성과 FA 계약을 맺으며 내야진에 재능을 더했다. 토론토 또한 로비 레이, 커비 예이츠를 데려와 투수진을 보강했고 FA 시장 최대어 중 한 명인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와 6년 1억5000만 달러 빅딜을 체결했다.

만일 토론토와 샌디에이고가 지난해 위닝팀으로 변모하지 않았다면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도 없었을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트렌트 그리샴, 크리스 패댁 등 핵심 유망주가 기량을 증명했고 이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내다보며 바이어(Buyer)가 됐다. 토론토 또한 캐반 비지오, 보 비셋, 루드네스 구리엘 주니어 등이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에 야수진의 리더 구실을 할 스프링어를 데려왔다. 유망주층이 두꺼운 시카고 화이트삭스 역시 특급 중간투수 리암 헨드릭스를 영입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반면 보스턴과 피츠버그 등 지난해 하위권에 자리했던 팀들은 조용하다. 보스턴은 빅마켓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승부수를 던질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시장을 응시하지 않는다. 지난 3년 동안 2억 달러를 상회했던 팀 연봉 규모부터 줄여나가며 새판 짜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쉴틈없이 달려온 시카고 컵스도 이번에는 쉼표를 찍었다. 승산없는 승부에서 패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재정부담으로 이어지며 암흑기를 유도한다. 모든 행보가 비즈니스와 연관된 ML에서 승리는 곧 수익이지만 패배는 곧 손해다. 승리할 수 있을 때 최대수익을 올리고 승리하기 힘들 때는 손해를 최소화하는 경영 논리다.

[포토]만원 관중 이룬 두산과 한화의 잠실 경기
2019년 5월 25일 KBO리그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관중석이 야구팬들로 가득 들어차 있다. 두산과 한화의 잠실경기는 2만5천석이 모두 매진됐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BO리그도 산업화를 목표로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여전히 아무리 승리해도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구조지만 꾸준히 오르는 TV 중계권료와 2년 후 시행되는 샐러리캡 제도 등이 잘 맞물리면 ML처럼 승리를 통한 흑자전환도 불가능하지 않다. 15년 전인 2006년 한 수도권 구단의 한 해 관중수입은 35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7년 후 이 구단의 홈구장 관중수익은 100억원을 돌파했고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에는 130억원에 달했다. 야구팬들은 응원팀을 향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구단이 더 영리하고 냉정하게 움직인다면 KBO리그가 산업화를 이루는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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