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LG 김현수, 앙다문 입술로!
LG 트윈스 김현수가 1일 경기도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타격 훈련을 소화하고있다. 이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천=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야구 자체를 정말 좋아한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성공한 야구덕후다.”

야구를 잘 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야구에 맞춰 생활하는 것은 물론 야구를 보는 시야도 넓다. 야수지만 투수에 대한 관심도 많으며 그동안 보고 들은 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꾸준함의 대명사’ LG 주장 김현수(33)가 자신은 물론 동료들의 기량도 향상시키는 비결을 설명했다.

구단 관행이 김현수로 인해 바뀌었다. 2012년 이병규 타격 코치부터 LG 주장 임기는 2년이었다. 그런데 선수들의 요청으로 김현수가 3연속시즌 주장을 맡았다. 3연속시즌 주장은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노찬엽 이후 최초다. 김현수는 1일 LG 이천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첫 날 “내가 LG에 입단한 선수는 아니라서 주장을 한다는 게 여전히 조심스럽다”면서도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계신 만큼 내가 선수를 이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 팀이 더 좋아지고 우리 선수들이 더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주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 2년 동안 불만을 가진 선수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가 성격도 있고 후배가 마냥 늘어져있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면서 “그래서 이번 기회에 선수들 목소리를 더 듣고 싶다. 내가 다가가기 힘든 선배지만 그래도 선수들과 대화가 필요하다. 이번 캠프에서 이런 부분을 채워가겠다”고 야구 외적인 과제도 밝혔다.

자신에게 냉정한 김현수지만 동료들은 전폭적으로 그를 지지한다. 오지환은 “(김)현수형 같은 선수가 주장을 해야 한다. 현수형이 주장하면서 우리팀 성적도 잘 나오고 있다. 나는 현수형이 LG에 있는 한 계속 주장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올시즌 후 현수형이 FA가 되는데 그래서 단장님께 부탁드렸다. 6년이든 7년이든 현수형은 꼭 붙잡아 달라고 했다”고 미소지었다.

[포토] LG 김현수, 새로운 시작!
LG 트윈스 김현수가 1일 경기도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 참여해 타격 훈련을 하고있다. 이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선수들이 김현수를 따르는 이유는 분명하다. 날카롭게 다가올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평가전 기간 김현수는 정우영이 세 번째 구종으로 삼은 커브 구사에 애를 먹자 “그냥 버려라. 그런 커브는 나도 던질 수 있다. 좋은 싱커가 있는데 왜 장점을 살리지 않나. 너는 이강철 감독님 스타일이 아닌 임창용 선배 스타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후 정우영은 슬럼프에서 탈출했고 구위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이상규도 김현수의 도움을 받았다. 이상규가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1군 원정경기에 임하자 김현수는 이상규에게 마운드부터 밟을 것을 강조했다. 이상규는 “대전은 마운드가 다른 구장과 특히 달랐다. 현수형이 조언해주지 않았으면 정말 고생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이를 두고 김현수는 “예전부터 외국인투수를 보면 꼭 처음 가는 구장 마운드를 밟더라. 왜 그런지 물어보니 미리 밟는 거랑 처음 밟고 투구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우리 젊은 투수들에게도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상대팀에서 뭐라고 하면 ‘우리 주장이 시켰다’고 하라. 투수에게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수는 “솔직히 내가 야구를 많이 좋아 한다. 그냥 야구 자체를 좋아해서 타자도 보고 투수도 본다. 주위에서도 그러는데 내가 봐도 난 성공한 야구덕후”라며 웃었다.

그만큼 욕심도 많다. 김현수는 올시즌 후 다시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는 얘기에 “FA라고 특별히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FA는 결과에 맞게 따라오는 것”이라며 “솔직히 동기부여는 지난해부터 많이 됐다. 정말 잘 하고 싶었고 잘 하고 있었는데 정규시즌 마지막 두 경기를 허무하게 놓쳤다. 내가 봐도 우리팀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선수들도 레벨업이 되고 있다. FA보다는 올시즌을 통해 지난해 아쉬움부터 떨치는 게 먼저다. 팀만 생각하고 달려가겠다”며 정상을 응시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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