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올림픽대표팀의 백승호.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가 백승호(24·다름슈타트)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북이 백승호 영입을 타진한다는 소식은 이미 잘 알려졌다. 구단도, 김상식 전북 감독도 인정하면서 공론화가 됐다. 걸림돌은 K리그 로컬룰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유망주의 무분별한 해외 이적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마추어 신분의 선수가 해외에 진출할 경우 성인 계약 후 만 5년 내로 국내로 돌아올 시에는 연봉을 최대 3600만원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고수하고 있다. 임대도 불가능하다.

관건은 백승호의 프로 계약 시기다. 백승호가 이 규정에 저촉되지 않고 올 겨울 K리그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2016년 3월 이전 당시 소속팀이었던 바르셀로나와 프로 계약을 맺었어야 한다. 프로 선수 활동 기간이 만 5년에 미치지 못한다면 기본 연봉 3600만원을 수용해야 이적이 가능하다.

전북은 백승호의 정확한 신상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을 거쳐 대한축구협회에서 스페인축구협회에 백승호의 프로 활동 시기가 언제인지 구체적으로 문의했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다. 확인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해외에서 이적하는 선수는 다음달까지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는 있는 편이다.

5년 룰에 저촉된다 해서 영입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기본 연봉은 최저수준으로 제한되지만 다양한 옵션을 통해 보수를 보장할 수 있다. 실제로 전북은 과거 일부 1~2년 차 신인 선수의 연봉을 수당으로 채워 높은 수준으로 지급한 사례가 있다. 올해부터 연맹은 K리그1 구단 승리 수당을 100만원으로 제한한다. 그러나 출전, 기타 수당 등은 연맹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현재 백승호가 다름슈타트에서 받는 연봉은 전북 내에서도 낮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측의 합의가 어느 정도 선에서 이뤄지면 계약이 성사될 여지는 있다.

다만 이 경우 출전 시간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는 것은 고려 대상이다. 선수층이 두꺼운 전북에서 단순히 수당 지급을 위해 백승호를 억지로 출전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백승권 전북 단장은 “아직 그렇게까지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구체적인 협상을 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5년 룰을 충족하는지부터 살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분명 전북은 백승호 영입에 꽤 적극적인 편이다. 박지성 어드바이저가 직접 나설 정도로 강하게 백승호를 원하고 있다. 백승호는 연령대 대표팀을 두루 거친 자원으로 실력에 스타성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측면과 2선, 3선까지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보경(32), 이승기(33) 등 서른 살을 훌쩍 넘은 선수들의 뒤를 잇는 차세대 간판이 될 수 있다.

전북이 적극적으로 백승호 영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백승호 측에서도 K리그, 특히 전북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백승호는 다름슈타트에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유럽 이적시장은 이미 닫혔기 때문에 새 팀을 찾을 방법으로는 K리그 진출이 거의 유일하다. 백승호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전북은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이적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올해에는 올림픽도 있어 국내로 들어오는 게 나을 수 있다. 백승호 쪽에서도 긍정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