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런 온’ 오미주를 통해 배우 신세경(30)의 단단한 연기 내공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지난 4일 종영한 JTBC 수목극 ‘런 온’에서 외화번역가 오미주를 연기한 신세경은 지난 여름부터 올겨울까지 열심히 달려왔다. 종영 후 신세경은 “‘런 온’이 종영하더라도 오미주라는 사람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기선겸(임시완 분)과 투닥거리며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라고 여전히 남은 여운을 이야기했다.

‘런 온’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담담한 위로를 주는 드라마다. 등장인물들이 쉴 새 없이 주고받는 대사 속에서 드러나는 특유의 ‘말맛’으로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신세경 역시 특유의 말맛이 주는 신선한 재미와 뻔하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들에 매료됐다고. “우리 드라마에는 예측 불가능한 이벤트가 늘 가득했다. 항상 뻔하지 않은 방향으로 캐릭터들이 움직이고 말을 하더라. 주인공의 불우한 성장 배경은 우리가 많이 보아온 드라마 속 설정이지만 미주가 살아가는 방식은 달랐다. 미주는 솔직하고 부끄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니까 연기를 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촬영했다.”

신세경은 이번 작품에서 당돌하고 자기 자신을 지킬 줄 아는 미주를 연기하면서 그간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어디로 튈지 모를 통통 튀는 모습부터 따뜻한 인간미까지, 신세경은 오미주란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이는 신세경의 오미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에 가능했다.

그는 “미주는 방금 뱉은 모난 말에 대해서도 바로 사과할 줄 아는 멋쟁이다”라고 웃으며 “대부분의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과 자신의 일도 무척 사랑한다는 점도 굉장히 좋다. 무엇보다도 오미주가 추구하는 사랑의 방식이 제일 마음에 든다. 서로를 잘 지켜가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가치관이 정말 건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런온 신세경 임시완

실제로 미주의 연애 스타일을 배우고 싶다는 신세경은 “연애 스타일은 미주가 나보다 훨씬 멋있다. 포용할 수 있는 그릇이 더 넓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니까 말이다”라며 “나는 그보다 훨씬 훨씬 더 치열한 편이다. 닮고 싶다 오미주”라고 말했다.

신세경은 함께 로맨스 호흡을 맞춘 임시완에 대해서는 ‘섬세하고 똑똑한 배우’라고 기억했다. 그는 “항상 나에게 야무지다고 하지만 내 생각엔 오빠가 훨씬 더 야무지고 부지런하다. 자기 개발을 위해 늘 시간을 쪼개어 쓰는걸 보면 끊임없이 노력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며 “동선이나 대사 타이밍 등에서 상대 배우가 어떤 지점에서 불편한지, 무엇을 어색하게 느끼는 지를 귀신 같이 캐치해 리허설을 마치고 난 후 꼭 나에게 괜찮은지 먼저 물어본다. 보통의 섬세함으론 그렇게 못하지 않을까 싶다”고 임시완이 그린 기선겸이라는 캐릭터가 단단하고 빈틈이 없었기 때문에 오미주도 함께 빛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신세경은 시즌2 역시 바라고 있다고 해 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땅에 발 붙이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고, 또 한 편으로는 현실적인 연애의 단계 단계를 잘 표현해서 그 설렘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하시는 모든 분들이 작은 위로가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바람도 가지고 있었다.”

신세경

신세경은 연기 외에도 다재다능한 배우다. 특히 유튜브 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데, 최근 여배우 최초로 100만 구독자를 달성 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 내면적으로 더 성장하거나 변화한 점이 있을까. 유튜브 채널이 마치 자신의 일기장 같다며 웃은 신세경은 “그동안 인터넷 세상은 칭찬받기 어려운 공간처럼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유튜브를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의 코멘트를 읽으며 세상에 이런 게 가능하구나 싶었고, 많이 놀라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상을 보며 ‘잘 쉬다 간다’, ‘일상을 좀 더 부지런하게 가꾸고 싶어 진다’ 등 코멘트를 보면 내가 어설프게 제작한 콘텐츠가 누군가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며 “뿐만 아니라, 나를 드러내고 소통하는 것에 대해 늘 조심스럽기만 하던 내가 변하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칭찬을 받아서가 아니라, 소통의 결과로 서로가 건강한 에너지를 공유하는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라고 달라진 지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런 온’과 함께 2021년을 시작한 신세경은 “이루고 싶은 향후 목표는 쓸데없는 욕심부리지 않는 사람, 무해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라며 “올해엔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 친구들도 좀 더 편하게 만나고 싶고, 마스크 없이 편히 숨쉬며 야외 운동도 즐기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나무엑터스,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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