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노스 치치파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가 17일 2021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라파엘 나달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둔 뒤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멜버른/신화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3세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작은 새처럼 날았다.”

17일 저녁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2021 호주오픈(AO) 남자단식 8강전. 4시간5분 동안의 접전 끝에 세계 2위 라파엘 나달(35·스페인)에 3-2(3-6 2-6 7-6<4> 6-4 7-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6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가 경기 뒤 코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치치파스는 숨을 헐떡거리며 “말이 안나온다. 코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묘사할 말이 없다”고 했다.

치치파스는 이날 1, 2세트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쉽게 내줬으나 3세트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며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도 자신의 서브 때 점수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나달이 스매시 2개와 스트로크 2개 등을 실수하는 틈을 타 세트를 따내며 기사회생했다. 4, 5세트에서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내주지 않는 등 견고한 플레이를 펼치며 브레이크에도 성공하며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역대 최다우승(21회)을 노리던 나달을 무너뜨렸다.

치치파스
치치파스가 나달을 잡은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멜버른/AP 연합뉴스

치치파스와 나달
치치파스(왼쪽)와 나달이 경기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멜버른/AP 연합뉴스

이날 치치파스는 서브에이스 17개를 폭발시키며 15개의 나달에 앞섰다. 더블폴트는 1개도 없었다(나달은 2개). 그러나 위너(Winners)에서는 49개로 58개의 나달에 뒤졌다. 나달은 이날 고비 때마다 서브 에이스를 폭발시키며 치치파스를 괴롭혔으나, 결정적인 순간 몇차례 스트로크 실수를 범하며 아쉽게 패했다.

치치파스는 19일 세계 4위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와 4강전에서 격돌한다, 메드베데프는 앞서 이날 열린 8강전에서 같은 나라의 안드레이 루블레프(세계 8위·24)를 3-0(7-5 6-3 6-2)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치치파스는 메드베데프와의 상대전적에서 1승5패로 열세다. 그러나 최근 대결인 2019년 ATP 파이널스에서는 치치파스가 2-0(7-6<5> 6-4)으로 이긴 바 있다.

노박 조코비치(34·1위·세르비아)와 아슬란 카라체프(28·114위·러시아)의 남자단식 4강전은 18일(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예정돼 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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