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헤이나래'가 폐지됐다


25일 '헤이나래' 제작진은 "제작진의 무리한 욕심이 많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것에 대해 큰 잘못을 통감하고 이에 책임을 지고자 '헤이나래'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업로드 되었던 '헤이나래'는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제작된 콘텐츠임에도 영상 중 특정 장면 및 자막이 과도한 성적 표현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편집 및 검수 과정에서 해당 내용들이 불쾌함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영상을 발행했다"고 했다.


'헤이나래' 측은 "영상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구독자 및 시청자, 아울러 제작진을 믿고 출연을 결심해준 두 출연자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나래도 이에 앞서 소속사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제작진으로부터 기획 의도와 캐릭터 설정 그리고 소품들을 전해 들었을 때 본인 선에서 어느 정도 걸러져야 했고, 표현 방법에 대해서도 더 고민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이어서 "영상을 시청한 분들께 불편함을 끼친 것에 대해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헤이나래'에서 하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출연자 헤이지니도 이에 대해 "어린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로서 시청해주시는 팬들과 모든 분들이 불편하게 느끼실 영상에 출연했다. 좀 더 신중하게 체크했어야 했는데 조심하지 못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시청하시는 분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여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헤이나래'는 CJ ENM의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와플'에서 기획, 제작하는 콘텐츠다. 19금 개그를 펼치는 박나래와 키즈 유튜버로서 어린이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는 헤이지니가 출연하는 동심 강제 주입 프로젝트로 수위를 넘나들며 웃음을 선사하는 예능이다.


하지만 지난 23일 공개된 EP.2는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신 유행 장남감 체험이 콘셉트인 해당 영상은 섬네일부터 속옷을 입은 남자 인형과 'K-조신', '39금 못된 손 감당 불가. 수위 조절 대실패'라는 자막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박나래는 헤이지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남자 인형을 만지는데 인형의 팔을 잡아당기거나 인형의 속옷을 내리거나 신체 주요 부위를 가리고 묘사하는 발언 등도 등장한다. 스튜디오 와플 측은 이를 두고 지적이 나오자 섬네일을 교체했고 이후 논란이 커지자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논란이 일면서 앞서 공개된 '헤이나래 EP.0 이게 방송에 나가요? 그래서 디지털로 왔습니다. 헤이나래의 각 금(禁) 정상회담 ※어린이 시청 금지※' 영상도 도마에 올랐다. 박나래는 이 영상에서 남성 출연자들에게 "팬티 안에 두 글자", "바지 속의 고추", "고추는 채소다", "바지를 삐 처리해 주세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번 논란은 웹 예능과 콘텐츠가 가져야할 기준에 대해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헤이나래' 콘텐츠에 대해 여러 의견이 존재한다. '헤이나래' 자체가 19금 콘텐츠를 지양하며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고 유튜브라는 좀 더 제약이 적은 공간이기에 과감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과거 개그 프로그램에서 쓰이던 '개그는 개그일 뿐, 오해하지 말자'라는 유행어도 떠오른다. 현재 우리 사회가 웃음과 그 소재에 대해 과거에 비해 경직되어 있어 조금은 더 유연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자체적으로 15세 이상 관람을 표시하고 있지만 시청 제한이 없고 모두에게 공개되는 유튜브 콘텐츠이기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헤이지니가 인기 키즈 유튜버이기에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노출 될 수 있는 콘텐츠라는 것을 제작진이 안일하게 간과했다. 그리고 오히려 19금 코드를 부각시키고 클릭수에 활용하려다 역풍을 맞게 됐다. 19금 혹은 성적인 유머는 암묵적인 선이 있고 이를 절묘하게 오고 가야하는데 이번 경우는 달랐다.


또 이와는 별개로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성 출연자가 인형을 두고 성적인 발언이나 비슷한 행동을 했다면 비난은 더욱 거셀 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이 역시 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결국 '헤이나래'는 폐지됐고 박나래와 헤이지니 및 제작진은 고개를 숙이며 논란을 일단락되지만 그에 그치지보다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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