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
두산 박건우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전에서 홈런을 때려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잠실|최민우기자 miru0424@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솔직히 형들이 없어 그립다. 그러나 프로이기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두산 박건우(31)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올시즌 개막전에서 8회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팀의 4-1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내내 상대 투수 애런 브룩스에게 고전했지만, 8회 1사 1,2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바뀐 투수 장현식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타구를 강하게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두산은 시즌 첫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박건우
두산 박건우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홈런친 후 기뻐하고 있다. 제공|두산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건우는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 못해서 걱정이었다. 코치님들께 ‘웃게 해드리겠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개막전부터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어 “홈런을 친 상황에서는 1점을 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내 뒤에 (김)재환이형이 있어 점수를 내려고만 했다. 관중이 많지 않아 더그아웃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 들리는데, (오)재원이 형이 짧게 치라고만 했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포토] 박건우 \'마스크 쓰고\'
두산 박건우가 지난달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에서 주루플레이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첫 경기부터 홈런을 뽑아낸 박건우는 올시즌 팀에서 중책을 맡는다. 중심타자 최주환과 오재일이 모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SSG와 삼성으로 각각 떠나 중심타자로 이동했다. 박건우는 지난시즌 톱타자로 출전했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3·5번에 배치됐다. 개막전에서도 3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했다. 박건우는 “사실 3번 자리가 1번보다 편하다. 대기석에서 선발투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다. 뒤에 배치될수록 편한 느낌이다”며 중심타자 역할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최주환·오재일의 이적으로 올해 두산의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5강 경쟁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건우는 “현실이다. 야구 전문가들이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한다”며 덤덤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자존심이 상하는 건 사실이다. 남은 선수들이 반성해야한다. 열심히 해서 5강 안에 들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포토] SSG 최주환, 개막전 멀티 홈런 폭발!
SSG 랜더스의 최주환이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롯데와의 경기에서 4-2로 앞선 8회 솔로 홈런을 쳐낸 뒤 덕아웃의 환호에 화답하고있다. 2021.04.0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날 SSG 최주환은 홈런 2방으로 이적 후 첫 경기에서 일발장타력을 과시했다. 소식을 들은 박건우는 “축하한다. 형들이 없어서 어려운 건 사실이다. 시범경기 때부터 느껴졌다. 솔직히 그립다”며 속내를 드러내면서도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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