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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선수 배려차원일 뿐이다.”
KIA 이의리(19)가 오는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릴 예정인 키움과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다. 당초 2선발로 낙점돼 개막전 시리즈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KBO 리그 개막 첫날부터 내린 비 때문에 등판 일정이 조정됐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자 이의리의 활용법을 두고 코칭스태프와 장고를 거듭했고, 사실상 4선발로 활용할 방침을 세웠다. 윌리엄스 감독은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선수 배려차원일 뿐이다”며 로테이션을 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의리가 4선발로 자리를 옮기면서 윌리엄스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루키 이의리의 어깨를 보호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등판하는 계획을 세웠다. 선발로테이션에 두 번째로 이의리를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등판일 사이에 충분한 휴식을 주려고 노력했다. 로테이션도 처음에만 순서가 있지 시즌을 치르다보면 각자 등판일에 맞춰 경기에 나서는 거다”며 등판 순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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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의 전폭적인 지지와 배려를 받고 있는 이의리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최고구속 140㎞ 후반대 형성되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도 구사할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선발과 구원투수로 두 차례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을 과시한 이의리를 보고 윌리엄스 감독은 일찌감치 선발 자원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패스트볼을 보면 볼 끝에 힘이 좋다. 스트라이크존을 지날 때 특히 그렇다.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도 어려워했는데, 점차 제구도 잡혀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겨울 프로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정규시즌 마운드에 올라서도 공격적인 피칭을 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의리는 시범경기 때 호투로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된다. 1985년 해태 시절 이순철 해설위원이 신인왕을 수상한 이후, 단 한차례도 이 부문 타이틀홀더를 배출하지 못한 타이거즈다. 특별한 관리를 받으며 KBO 리그 데뷔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의리가 36년만에 호랑이군단의 신인왕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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