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경륜 경주 사진 (1)
경륜선수들이 힘차게 벨로드롬 위를 질주하고 있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세상 만사에는 흐름이 있다. 일정 기간 그 흐름을 집중적으로 이끄는 이들을 흔히 ‘황금세대’라고 일컫는다. 스피드가 지배하는 경륜도 예외는 아니다.

◇ 황금세대 개척한 1987년생

최장기간 경륜을 평정했던 황금세대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1987년생을 꼽을 수 있다. 황금세대의 포문을 연 주인공은 경남권의 대표주자인 18기 박용범이다. 2015년 박용범의 그랑프리 대상경륜 우승을 시작으로 2016부터 2019년까지 정종진이 그랑프리 4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하며 1987년생 독주 체제를 완성했다. 1987년생 대표주자인 정종진, 박용범, 황인혁, 최래선, 류재열 등은 여전히 특선급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이들의 독주체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향후 1987년생 들을 위협하며 경륜 판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제2의 황금세대’가 등장할 수 있느냐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임채빈이 이끄는 1991년생 주목

일단 25기 임채빈이 데뷔 이후 파죽지세의 기세로 도장 깨기를 시도하고 있어 동갑내기인 1991년생들이 주목받고 있다. 1991년생 중에서도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은 역시 임채빈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그의 기량이 SS급의 5걸을 능가하고 있다며 1987년생들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첫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2021년 시즌 접어들어 임채빈은 시즌 첫 경주부터 2013년 그랑프리 우승자인 박병하를 상대로 한 바퀴 완승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3일차 결승에서는 슈퍼특선 황인혁과 성낙송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문제는 1991년생 선수들의 경우 허리라인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는 부분이다. 황준하, 김희준, 김민배, 황정연, 김민호 등이 임채빈의 동갑내기 친구들인데 황금라인을 형성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 기량으로는 정면승부 가능한 1989년생 선수들

1987년생들과 기량면에서 정면 승부가 가능한 세대는 1989년생(1990년 1∼2월생 포함) 선수들이다. 창원권의 간판인 성낙송(21기), 추입이 일품인 윤민우(20기), 동서울팀의 차세대 에이스 정해민(22기), 전라권의 핵심 이으뜸(20기), 미원팀의 희망 양승원(22기)까지 라인업이 쟁쟁하다. 이들의 전력은 황금세대인 1987년생에 못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밖에도 정하늘(21기)을 필두로 김포팀의 정정교(21기) 등 1990년생도 언제든 1987년생을 위협할 수 있는 세대라는 중론이다.

박진영윤진규
‘제2의 황금세대’를 꿈꾸는 박진영(왼쪽)과 윤진규.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 1994년, 1995년생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 ‘제2의 정종진’ 탄생할 수도

당장은 아니지만 수년 후 경륜에서 맹활약이 기대되는 예비 황금세대도 눈에 띈다. 25기와 24기 등 새내기가 주축인 1994년과 1995년생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현재의 전력만 놓고 보자면 1987년이나 1989년, 1990년생들을 위협하기에는 모자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이가 어리기에 노력 여하에 따라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중 1995년생들은 최근 1, 2년 사이 경륜에 데뷔한 선수들로 24기에 박진영, 김주한, 이주현이 자리잡았고 25기에는 이재림, 김민수, 윤진규, 김병도, 김태현, 김호준 등이 포진하고 있다. 대부분이 중·고등학교 때부터 사이클을 함께 타온 선수들이며 단톡방을 만들어 활동할 정도로 친분이 매우 두텁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이들은 경륜 선수들 중 가장 어린 세대이기에 1987년생들처럼 선의의 경쟁과 훈련정보 공유를 통해 상호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각 팀에서 키우는 차세대 기대주들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1994년생들도 조금씩 세를 확장하며 예비 황금세대로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24기 오기호를 필두로 유다훈(25기), 왕지현, 이록희(이상 24기), 조주현(23기)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경륜에 데뷔할 수 있는 자원이 많은 세대라는 점도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중 유성팀의 훈련부장을 맡고 있는 오기호와 전주팀의 훈련 스케줄을 담당하고 있는 유다훈은 주목야할 기대주로 손꼽힌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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