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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앞으로 계속 써야할 것 같다.”
올시즌 두산 불펜진엔 오른손 투수들이 즐비하다. 필승조만 보더라도 이승진, 김강률 모두 오른손 오버핸드 투수다. 이외에도 홍건희, 김명신, 윤명준 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사이드암 박치국이 있었지만,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김태형 감독은 “오른손 투수라고 왼손 타자에게 약하지 않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에서 왼손 투수의 부재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러나 장원준(36)이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면서 불펜진 운영에 숨통이 트인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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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은 2015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다. 입단 첫해 12승(12패)을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16시즌 15승(6패)을 올려 통합우승, 2017시즌도 14승(9패)를 기록해 두산을 정규시즌 1위에 올려놨다. 마운드 위에서 냉철함을 앞세워 ‘빅게임 피쳐’로 자리했다. 장원준은 2015·2016시즌 우승 당시, 각각 7.2이닝 1실점, 8.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2017시즌까지 8년연속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확실한 선발카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2018시즌부터 내리막을 걸었다. 구속과 구위뿐만 아니라 자신감까지 모두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김 감독은 장원준의 부활을 위해 계속해서 기회를 줬다. 올시즌도 장원준을 1군 스프링캠프에 불러 지근거리에서 그를 지켜봤다. 비록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지난달 29일 김 감독은 장원준을 콜업했다. 임무는 왼손타자를 상대하는 중간계투다. 김 감독은 “구속도 많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장원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느정도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계속 써야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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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원준은 사령탑의 믿음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잠실 SSG와 경기에서 8회 왼손타자 한유섬을 상대하기 위해 등판해 투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다. 원포인트로 기용됐던 장원준은 이튿날 추신수~김강민~최정을 상대했다. 추신수는 왼손 타자이고, 김강민과 최정은 왼손 타자 상대로 성적이 좋지 않다. 장원준은 추신수와 김강민에게 아웃카운트를 뺏어냈지만, 최정에겐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5일 LG전까지 등판해 3연속경기 출장한 장원준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불펜투수로 연착륙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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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의 합류로 두산은 불펜진에 다양성을 더하게 됐다. 그리고 장원준도 팀 사정상 다시 한번 더 기회를 잡게 됐다. 그가 왼손 스페셜리스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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